올해는 애그플레이션 없다..작황 호조에 곡물값 하락 전망

성문재 기자I 2013.08.14 14:20:18

올해 곡물 생산·재고 모두 증가..가격지수는 하락
인플레·식량 안보 걱정 덜었지만 업계 타격 우려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올해 세계 기상여건이 곡물 재배에 유리해지면서 곡물 재고가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올해는 곡물가격이 오르면서 물가가 상승하는 ‘애그플레이션(agflation)’ 현상이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애그플레이션은 농업(agriclture)과 물가상승(inflation)을 합성한 말이다.

미국 농무부는 올해 전세계 옥수수, 쌀, 대두, 밀 생산량이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추정했다고 FT가 보도했다.

영국 런던에 본부가 있는 국제곡물이사회(IGC)는 올해 아르헨티나, 호주, 유럽, 러시아, 미국 등 주요 농산물 수출국의 곡물 재고가 40%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다우존스-UBS곡물지수는 지난 1년간 33% 떨어졌다. 13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옥수수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3.6% 하락한 부셸당 4.5525달러에 거래됐다.

압돌레자 압바시안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작물 생산량 측면에서 볼 때 최근 4~5년만에 가장 풍족한 한 해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작년 가뭄 딛고 명예회복 할 수 있을까

미국은 지난해 더스트 보울(1930년대에 일어난 미국 중서부의 극심한 가뭄) 이후 약 80년만에 최악의 가뭄을 겪었다. 이는 곡물 생산량 감소로 이어지면서 전세계적인 곡물가격 급등 사태로 번졌다. 당시 옥수수 가격은 부셸당 8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 과정 속에 많은 미국 농부들은 농사를 포기하고 축산 비중을 늘렸으며 결국 미국은 세계 농업시장에서 예전의 위상을 잃었다.

가뭄 여파로 미국내 옥수수 재고량은 이달말까지 17년래 최저치인 1830만톤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올해 풍작이 예상돼 1년 뒤에는 재고량이 두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 정부는 올해 자국 옥수수 생산량이 3억5000만톤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보다 28% 증가한 것으로 사상 최고 수준이다. 대두 역시 올해 생산량 전망이 역대 3번째 기록인 8860만톤으로 추산됐다.

이처럼 주요 곡물이 대풍작을 이뤄 애그플레이션과 식량 안보에 대한 우려를 누그러뜨릴 전망이지만 곡물 생산업체들로서는 곡물 가격 하락에 따른 수익성 감소를 피할 수 없게 됐다.

다국적 곡물 거래업체 번기(Bunge)의 소렌 슈로더 최고경영자(CEO)는 “빠듯한 재고로 조성된 비싼 곡물가격 환경에서 많은 잉여물이 넘치는 환경으로 전환되는 과도기에 처해 있다”고 설명했다.

전세계 곡물 생산량(왼쪽, 단위: 10억톤), 다우존스-UBS곡물지수(오른쪽). 출처: 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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