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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FI, 산은 인수금융에 `촉각`

좌동욱 기자I 2009.12.23 14:48:17

산은 인수금융 지원시 대우건설 매각 안정성↑
FI "매각 가격 보다 산은 입장이 더 중요"

[이데일리 좌동욱기자] 대우건설(047040) 재무적 투자자(FI)들이 금호그룹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우선협상대상자에게 인수자금 일부를 빌려준다면 대우건설 매각이 잘 마무리될 수 있다는 신뢰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대우건설 FI 관계자는 23일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우선협상대상자에게 인수금융을 한다면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매각을 자신한다는 점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FI 입장에서는 대우건설 매각 가격도 중요하지만 산업은행의 입장을 더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FI들이 공동매도청구권(테그얼롱)을 행사할 지 여부를 결정할 때도 산은의 인수금융 여부가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FI 관계자도 "인수금융 비중이 전체 인수대금의 40% 정도라면 은행들이 인수금융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고 본다"며 "반면 주채권은행이 인수금융을 지원하지 않는다면 불안한 조짐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민유성 산업금융지주 회장도 "인수자격이 충분하고 진정성을 갖고 있다면 대우건설 인수금융 지원을 검토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앞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 우선협상대상자로 자베즈파트너스와 TR아메리카 컨소시엄을 복수로 선정했지만 국내 금융권은 이들 사모펀드의 인수자금 조달 능력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 이들 우선협상대상자는 대우건설 인수자금의 절반 정도를 국내외 금융권에서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금호그룹은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의 자금조달 능력을 검증한 뒤 빠르면 이번주 중 단독 우선협상대상자를 확정할 계획이다. 채권단은 금호측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절차를 생략하고 곧바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금호그룹이 대우건설 인수자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면 대우건설 FI들은 공동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지 풋백옵션을 행사할 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대우건설 FI들은 대우건설 지분 38.6%를 보유하고 있다.

공동매도청구권은 FI들이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을 금호 지분과 똑같은 조건에 팔 수 있는 권리다. 매각 잔금이 납입되면 우선 주식 매각대금을 받은 뒤 내년 6월15일 풋백옵션 행사가격(3만2513원)과 차액을 지급받는 구조다. 반면 풋백옵션을 행사하면 내년 6월15일 주식대금을 한번에 받게 된다.

대우건설 FI 관계자는 "FI들이 풋백옵션 행사시기를 내년 1월15일로 유예하면서 공동매도청구권 행사시 풋백옵션행사보다 불리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했다"며 "인수자의 자금동원 능력을 따져봐야겠지만 대금 일부를 먼저 확보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대부분 FI들이 공동매도청구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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