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BMW로까지 의혹이 확산되면서 완성차 시장의 판도까지 디젤차에서 전기차로 변할 태세다. 시장의 이런 기대감은 주가 흐름만 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다.
25일 오전 10시47분 현재 LG화학(051910)은 전 거래일 대비 0.37%(1000원) 오른 26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까지 최근 3거래일간 주가 상승률은3.87%였다. 역시 전기차 관련 대표주로 꼽히는 삼성SDI(006400)는 이날 1.44% 약세지만 전날까지 3거래일간 7.54% 뛰었다.
코스닥 기업에서도 전기차 관련주의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피앤이솔루션(131390)은 전 거래일 대비 5.08%(245원) 오른 507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뉴인텍(012340) 역시 3.24%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두 주식 모두 대표적인 전기차 부품 관련주다.
폭스바겐 사태가 본격화된 지난 22일부터 전날까지 단 사흘동안의 주가 상승률은 피앤이솔류션이 23.08% 뉴인텍이 24.6%에 이른다. 역시 전기차 부품주인 상아프론테크(089980)도 3거래일간 14% 뛰었다.
폭스바겐 사태는 지난 22일 폭스바겐이 미국 자동차 배기가스 기준을 충족시키려 오염물질 배출량을 조작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불거졌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폭스바겐에 2009년에서 2015년 사이 생산된 아우디 A3·제타·골프·비틀·파사트 약 48만2000대에 대한 리콜 명령을 내렸다.
폭스바겐은 사태 수습을 위해 65억유로(약 8조6000억원)를 투입할 계획을 밝혔고, 마르틴 빈터코른 최고경영자(CEO)가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했지만 한번 불거진 논란은 좀처럼 사그라질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알렉산더 도브린트 독일 교통장관은 24일(현지시간) 폭스바겐이 미국뿐만 아니라 디젤차량의 본고장인 유럽에서도 배기가스 관련 부정행위를 벌였음을 시인했다면서 폭스바겐 외에 다른 메이커 차량에 대해서도 무작위 조사를 실시할 계획임을 밝혔다.
BMW 역시 X3 디젤차량 모델이 유럽연합(EU) 허용 기준치의 11배에 이르는 오염가스를 뿜어낸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주가가 하루에만 5.3% 하락하는 등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윤혁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태로 클린 디젤 차량의 친환경성에 대해 의심이 커질 것으로 보이며 전기차의 친환경성이 부각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연비(MPG)·환경(CO2배출량) 규제를 맞추기 위해 유럽 완성차 업체들은 주로 클린 디젤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이번에 배기가스 문제가 불거지며 앞으로 반(反) 클린 디젤차 정서와 전기차의 필요성이 커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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