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정부의 지하경제 양성화 정책 때문에 화폐 환수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이낙연 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80%대를 유지하던 화폐 환수율이 올해 9월 기준 68.1%로 급락했다. 화폐 환수율은 2009년 81.3 %, 2010년 84.3%, 2011년 86.0%, 2012년 84.3%였다.
화폐 환수율은 특정 기간 한은이 시중에 공급한 화폐량 대비 거둬들인 화폐량의 비율이다. 환수율이 낮을수록 한은으로 되돌아온 화폐가 적다는 뜻이다.
이처럼 환수되는 화폐가 줄어들면서 한은의 화폐 순 발행액은 지난해 말 5조7000억원에서 올해 9월 8조8000억원까지 늘어났다. 화폐 발행잔액 증감률도 2012년 11.7%에서 올해 9월 기준 16.1%로 크게 올랐으며, 화폐 발행 잔액은 63조 1000억원에 달했다.
화폐 환수율이 급락하고 화폐 발행 잔액 및 순 발행액이 증가하는 것은 지하경제와 밀접한 관련을 가진 캐시 이코노미(cash economy)의 확대 징후라고 이 의원은 분석했다.
이 의원은 “우리 경제에 공급되는 현금은 많아지고 있지만 유통이 되지 않고 있다”며 “개인이나 회사가 현금 형태로 재산을 보유하거나, 세금을 피하기 위한 현금거래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현 정부는 신용카드 소득공제 축소 등 지하경제 활성화를 부추길 우려가 있는 정책으로 세수를 확보하겠다는 모순에 빠져있다”며 “정부는 화폐 유통 원활화를 통한 근본적인 지하경제 양성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