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유력한 차기 원내대표 후보로 거론됐던 친박근혜계 4선 서병수 의원(부산 해운대기장 갑)이 25일 원내대표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5·15 전당대회를 20여일 앞둔 시점에서 `수도권 당 대표(황우여)-영남권 원내대표(서병수)` 체제가 내정됐다는 소문이 도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서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9대 첫 원내대표 선거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밝혀드린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당 지도부가 내정되었느니 운운하는 루머가 나돌고 있는 상황에서 사실관계를 떠나 불필요한 논란으로 새누리당과 국민 여러분께 누를 끼쳐서는 안 된다는 결단을 내렸다"며 "새누리당의 이념인 민생을 실천하는 데에는 무엇보다도 당의 화합과 단결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기에 저는 새누리당의 원내대표 경선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설명했다.
새누리당 안팎에서는 차기 당 대표로 수도권(인천 연수) 출신의 5선 황우여 현 원내대표가, 원내대표로는 부산·경남(PK) 친박계 좌장인 서 의원이 사실상 내정됐다는 소문이 돌았다.
또한 이주영 정책위의장이 서 의원의 원내 파트너로서 다시 정책위를 맡게 되고, 친박 핵심인 유정복·이혜훈 의원과 정우택 당선자가 선출직 최고위원이 될 것이라는 말도 나왔다.
서 의원은 "(당 대표)경선은 21만의 당원들이 뽑는 것이고 원내대표는 당선자들이 뽑는 것"이라며 "이미 내정됐다는 식의 얘기들은 의사결정 할 때, 고민할 때 제가 친박의 핵심이라고 말하는 사람으로 원내대표에 응하지 않는 게 옳은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서 의원은 `친박 핵심의 용퇴로 해석해도 되냐`는 질문에 "꼭 친박 핵심이라고 해서 용퇴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사람은 적재적소가 있어서 그 사람이 맡아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그런 위치라고 생각한다. 다만 선출직 당 대표, 원내대표 같은 경우에는 자유로운 의사결정 하에서 공정하고 객관적인 경선이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서 의원은 "이 자리를 빌려 한 말씀만 더 드리겠다"면서 대통령 후보 선출 과정에서 후보들 간 흠집내기가 아닌 선의의 경쟁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김문수 경기지사 등 비박(非朴) 잠룡들이 완전 국민참여경선(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주장한 것을 우회적으로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새누리당에는 당의 대통령 후보로서 손색없는 분들이 여러분 있다. 이분들의 다양한 생각과 다양한 목소리가 바로 우리 당의 경쟁력"이라며 "그런데 그 다양한 생각과 다양한 목소리가 상대를 흠집내고 깎아내리는데에 사용된다면, 우리 당의 경쟁력을 스스로 갉아먹는 결과를 자초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당의 대통령 후보로 나서려는 분들은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드릴 수 있도록 민생에 집중하고, 당의 화합과 단결로 정권을 재창출 할 수 있게끔 선의의 경쟁을 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며 "저의 충심을 이해해주시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