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아이폰4S 가격이 흔들리고 있다. 판매 부진을 견뎌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애플 아이폰은 출시 후 한 두 달이 지나면 가격이 하락하는 다른 스마트폰과 달리 차기 버전이 나올 때까지 고가의 가격을 유지하는 것으로 유명했으나 아이폰4S가 굴욕을 당하고 있는 셈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폰4S는 대다수 대리점에서 출고가인 81만4000원보다 4만~10만원 떨어진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일부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최대 20만원 정도 싼 값에 판매된다.
이전 버전과 달리 아이폰4S의 가격이 빠르게 떨어진 것은 KT와 SK텔레콤의 판매 경쟁과 아이폰4S의 저조한 판매실적, 롱텀에볼루션(LTE) 등장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먼저 KT와 SK텔레콤은 아이폰4S를 동시 출시하며 가입자 확보 경쟁을 펼치고 있다. 단말기 성능 차이가 없기 때문에 각 사 대리점에서는 고객 확보를 위해 가격 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일부 대리점은 인터넷 등을 통해 아이폰4S를 20만원 이상 싸게 제공하는 단기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아이폰4S의 판매 실적이 이전 버전보다 좋지 않은 것도 아이폰4S 가격 하락을 초래한 원인으로 꼽힌다.
KT와 SK텔레콤은 정확한 판매량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업계에 따르면 아이폰4S는 약 30만대가 판매됐다. 이 판매량은 두 통신사가 애플에 보장한 숫자에 못 미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일부에서는 통신사들이 애플에 보장한 `개런티 물량`이 연말까지 약 60만대로 이를 채우기 위해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말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통신사의 개런티 물량에 따라 대리점이나 판매점이 연내 판매해야 할 목표가 있다"며 "이 목표를 채우기 위해 대리점 자체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이어 이달 KT도 LTE 서비스에 뛰어들면서 통신사들이 LTE 단말기 판매에 주력하고 있는 것도 아이폰4S 판매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용자들이 3G보다 빠른 LTE 서비스에 관심을 두기 시작하면서 아이폰4S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식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LTE 단말기는 60만대 이상이 팔리며 아이폰4S를 뛰어넘는 인기를 끌고 있다.
이외에도 아이폰4S의 차기 버전인 `아이폰5`가 이르면 내년 1분기 출시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아이폰4S 구매수요가 얼어붙었다는 평가도 있다. 최근 외신들은 애플이 내년 3월 5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아이폰5를 선보일 것이라고 잇따라 보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