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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불안 수준 '주의'…가계부채 비율 '90% 안쪽' 눈 앞

하상렬 기자I 2024.06.26 11:00:00

한은,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 발간
5월 금융불안지수 15.9, 6개월째 하락
금융취약성지수 1분기 30.5, 하락세 지속
가계신용 비율 91.9%, 전분기비 1.6%p↓
기업신용 비율 114.2%, 전분기비 0.3%p↑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가계·기업 채무상환 부담 누증 등에도 우리나라 금융불안 수준이 양호한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불안지수(FSI)는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인 ‘주의’ 단계를 보이고 있고,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은 90%를 눈앞에 뒀다. 다만 비은행금융기관의 연체율 상승과 수익성 악화, 가계와 기업의 이자지급능력 약화된 점은 우려점으로 꼽혔다.

서울 중구 한국은행.(사진=이데일리DB)
가계신용 비율 91.9%

한국은행은 26일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점검했다고 밝혔다.

단기 금융불안 수준을 평가하는 FSI는 지난달 15.9로 작년 11월(18.9) 이후 △12월(18.1) △올 1월(17.5) △2월(16.9%) △3월(16.4) △4월(16.1) 여섯 달 연속 하락했다. 이는 ‘주의’ 단계인 12를 넘고 ‘위험’ 단계인 24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금융취약성지수(FVI)는 올 1분기 30.5로 작년 4분기(32.9) 대비 하락했다. 이는 장기평균(35.3)을 하회하는 수준이다. 금융취약성지수는 빚투, 영끌 등으로 빚이 늘고 자산가격이 급등했던 2021년 3분기(56.7) 정점을 찍고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한은은 “국내 금융시스템은 실물경기 회복 흐름 속 금융기관의 복원력과 대외지급능력이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전반적으로 안정적”이라며 “FSI는 완만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고, FVI는 민간신용 레버리지 하락, 주택시장 안정세 등 영향으로 장기평균을 다소 밑도는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주체들의 신용 레버리지도 낮아졌다. 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은 1분기말 206.2%로 전분기(207.4%) 대비 1.2%포인트 하락했다. 두 분기 연속 감소세다. 1분기 중 민간신용은 3.2% 증가해 GDP 증가율(4.6%)보다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부문별로 보면 가계신용 비율은 91.9%로 전분기(93.5%) 대비 1.6%포인트 하락했다. 장기추세선인 99.0%보다 낮은 수준이다. 가계신용은 1분기 중 1.8% 증가했다. 가계신용 비율은 작년 2분기(94.6%) 이후 3분기 94.5%, 4분기 93.5%를 기록하며 3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처분가능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49.2%로 전분기(151.8%)보다 소폭 줄었다. 취약차주 비중도 6.4%로 전분기(6.6%)대비 감소했다.

이처럼 가계신용 비율이 90% 초반대로 떨어진 것은 ‘국민계정 2020년 기준년 개편’에 따라 분자인 GDP 규모가 확대된 영향이다. 2020년 GDP 규모는 2058조원으로 구계열(1941조원)보다 118조원(6.1%) 확대됐다.

반면 기업신용 비율은 114.2%로 전분기(113.9%)보다 소폭 상승했다. 이는 장기추세선인 111.8%보다도 높다. 기업신용 비율은 2018년 1분기부터 지속적으로 상승해 작년 3분기(115.5%) 최고점을 찍은 뒤 4분기(113.9%) 소폭 내렸지만, 올 들어 다시 증가했다. 기업신용은 1분기 중 4.4% 늘었다.

가계신용 비율은 축소됐지만, 가계대출 연체율은 상승세를 지속했다. 1분기말 가계대출 연체율은 0.98%로 전분기(0.86%) 대비 0.12%포인트 상승했다. 고금리 지속 등으로 채무상환부담 정도가 상대적으로 더 늘어난 취약부문을 중심으로 연체율 상승이 나타났다.

기업대출 연체율도 상승세를 계속했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2.31%로 전분기(1.64%) 대비 0.67%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기업 재무건전성은 성장성과 수익성이 저하되고 이자지급능력이 약화됐다는 평가다. 작년 상장기업 매출액은 전년비 3.4% 감소한 가운데, 매출액영업이익률(2.9%)도 전년(4.9%)보다 하락했다. 영업이익을 총이자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배율은 2.0배로 석유화학, 건설업을 중심으로 전년(5.1배)대비 큰폭 하락했다.



전업권 자산건전성 저하 우려

한은은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이 모든 업권에서 저하된 것을 우려했다. 일반은행의 고정이하여신(3개월 이상 영체된 부실채권)비율은 1분기 0.33%로 전분기(0.31%)보다 상승했다. 총자산순이익률은 0.57%로 전년동기(0.71%) 대비 하락했다.

특히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비은행권 총자산순이익률의 경우 보험사(1.58%), 증권사(1.42%), 여전사(1.37%)가 전년동기보다 하락한 가운데, 상호금융(-0.07%)과 저축은행(-0.50%)은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한은은 비은행권의 자본적정성 비율과 유동성비율이 모든 업권에서 규제비율을 웃돌고 있다고 평가했다.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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