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25일 안랩은 전 거래일보다 9300원(6.41%) 빠진 13만5700원에 마감했다. 고점을 찍은 지난 23일 17만5800원(종가 기준)과 견주면 이틀 만에 22.81% 하락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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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외국인들이 매수에 나섰다는 소식은 주가 상승세를 부추겼다. 영국계 투자자문사인 JP모건 시큐리티스는 지난 17일 기준 기준 안랩 주식을 단순 투자목적으로 53만8878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이어 자산운용사 LGIM과 미국 퍼스트트러스트도 매수에 나섰다는 소식이 나왔다. 안 위원장이 총리로 재임할 시 갖고 있는 지분 18.6%가 백지 신탁을 해야 하고, 그 사이 해외 운용사들이 이익을 위한 실력 행사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에 개인투자자들도 안랩에 발을 담궜다.
하지만 JP모건은 사흘 만에 안랩의 지분 46만주를 처분하고 100억원 이상 차익을 남겼다. 때마침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안 위원장이) 인수위원장을 하면서 또 총리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발언하며 안 위원장의 총리설도 잦아들었다. 개미투자자들만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게 된 것이다.
문제는 앞으로도 급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4일 기준 안랩의 대차잔고는 162만주로 지난달 말(83만주)의 2배 수준에 이른다. 여기에 4월 안랩의 선물 가격은 11만7000원으로 현물 가격보다 1만8700원이나 낮다. 대선 전만 해도 1000원 안팎이었던 선물과 현물의 가격 차이가 현재 비정상적으로 벌어진 데다 선물가격보다 현물 가격이 높은 ‘백워데이션’이 이어지고 있다. 선물을 사고 현물을 파는 매도 차익 거래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는 뜻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실적이나 업황 같이 정상적인 이유로 급등한 게 아니기 때문에 급락세도 정상적으로 나타나지 않을 수 밖에 없다”면서 “정치적 이슈나 총리 관련 발언이 나오면 잠시 강세를 보일 수 있겠지만, 그 때마다 개인투자자들의 매도가 나오며 하락 압력은 가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