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주거 하우스·반려동물 식당·주류 자판기…혁신사업 15건 허가

피용익 기자I 2021.05.31 11:30:00

대한상의-산업부 샌드박스 심의위 열어 승인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나만의 방을 갖고 주방·욕실·카페 등을 공유하는 ‘공유주거 하우스’가 문을 연다. 우리집 강아지에게 맞춤형 음식을 만들어주는 ‘반려동물 맞춤형 테이크아웃 식당’도 영업을 시작한다.

대한상공회의소 샌드박스지원센터와 산업통상자원부는 31일 서울 상의회관에서 열린 ‘산업융합 샌드박스 심의위원회’에서 혁신사업 15건을 승인했다.

대한상의는 “공유경제부터 펫테크, 모빌리티, 에너지, 헬스케어 등 다양한 산업에서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업종과 규모를 망라한 혁신사업이 이번 샌드박스를 통과했다”며 “최태원 회장이 지난 3월 대한상의 첫 행보로 가진 ‘스타트업과 대화’에서 건의 받은 공유주거 하우스와 재외국민 비대면 진료도 사업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MGRV가 신청한 ‘공유주거 하우스’가 임시허가를 승인 받았다. 공유주거는 침실과 공부방을 겸한 개인 방을 갖고, 주방과 화장실, 카페 등은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새로운 주거형태다. 한 세대 안에서 다수가 사는 쉐어하우스와 유사하나 ‘나만의 개인공간’이 있다는 점이 다르다. 거실, 주방뿐만 아니라 영화관, 카페, 운동시설 등 다양한 커뮤니티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도 차이가 있다. 임대료는 주변 신축 원룸과 유사한 수준이지만, 보증금이 낮다. 침대, 책상, 수납 등 가구와 생활집기 및 코워킹 카페, TV, 고속인터넷 등 각종 생활 편의서비스 전체가 임대료에 포함돼 있다.

공유주거 하우스는 런던·뉴욕·파리·홍콩 등 집값이 비싼 해외 대도시에서 청년 주거난을 해결할 대안으로 2015년부터 등장했다. 하지만 국내법상 공유주거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었다. 가장 유사한 형태인 원룸(도시형 생활주택)을 준용하더라도 각 세대별로 욕실과 부엌을 설치해야 하고 세대 내 공간은 2개까지만 구성할 수 있다.

심의위는 1인 청년가구를 위한 주택공급을 촉진하고 비가족 관계의 공유주거 확산 추세를 감안해 공유주거에 대한 임시허가를 부여했다. 세대 내 공간구성을 침실 3개까지 허용하고 개인공간은 최소 7㎡를 충족하도록 했다. 관계부처인 국토교통부는 공유주거에 대한 세부 기준을 마련해 갈 예정인 가운데 우선 도시형생활주택에서 공간구성 규정을 개선하기로 했다. MGRV는 이번 임시허가를 통해 서울 신촌에 신축하는 공유주거 하우스 2호점부터 다채로운 공간구성을 선보일 계획이다.

올핀이 신청한 ‘반려동물 맞춤형 테이크아웃 식당’도 샌드박스로 문을 연다. 반려동물 주인이 스마트폰 앱에 반려동물의 종, 성별, 몸무게, 수의사 진단결과 등 건강정보를 입력하면 올핀이 맞춤형 사료를 즉석에서 조리해 포장·배달 판매한다.

SK에너지가 신청한 주유소 내 연료전지 설치를 통한 전기 생산도 실증특례를 승인받았다. SK에너지가 운영하는 주유소 유휴공간에 소규모 연료전지를 설치하고 전기를 생산해 한전에 판매하는 사업이다. 향후에는 발전된 전기를 주유소 내 전기차 충전설비로 직접 공급할 수 있다.

비대면 진료도 추가 허용됐다. 해외 코로나19 사각지대에 놓인 재외국민을 대상으로 한국 의료진이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하이케어넷(옛 인성정보), 제이엘케이, 부민병원, 엠디스퀘어, 닥터나우(옛 닥터가이드), 비플러스랩 등이 임시허가를 받았다.

인유두종 바이러스 유무확인 서비스(TCM생명과학)도 시장에 출시된다. 이용자가 자가채취키트로 검체를 채취한 뒤 검사기관(의료기관)에 보내면, 전문의가 바이러스 유무를 확인해 이용자에게 이메일이나 앱으로 전달한다.

주차장 내 전기 도둑을 막는 스마트 도전 방지 콘센트도 나온다. 레인써클이 개발한 이 제품은 주차장내 일반 전기콘센트에 부착·설치해 전기차 충전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기차를 충전하려면 사전에 부여 받은 일회용 비밀번호(OTP)를 입력해야만 해 전기 무단 사용을 막을 수 있다.

이밖에 현대자동차에 이어 볼보자동차코리아가 자동차 전자제어장치를 무선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는 OTA 서비스 임시허가를 받았다. 일월정밀 등 3개사가 신청한 무인 주류 자동판매기도 실증특례를 받았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샌드박스는 낡은 법과 제도에 갇힌 사업자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기회의 문이 되고 있다”며 “샌드박스를 통해 쌓은 데이터를 통해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는 법과 제도를 우선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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