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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교역국인 중국이 막대한 인명피해를 내면서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데 이어 국내에서도 바이러스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면서 내수소비가 얼어붙는 등 경제적 피해가 상당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반면 야당인 미래통합당은 정부가 걸핏하면 추경 카드를 꺼내 국가재정을 좀먹고 있다면서 반발 기류가 강해 국회 논의과정에 마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추경규모 최소 10조에서 40조대 주장도
23일 이데일리가 더불어민주당, 기획재정부, 연구기관, 시민단체, 학계를 취재한 결과 코로나19 추경 규모는 최소 10조원대에서 최대 40조원까지 편차가 컸다. 다만 추경 집행 시기는 최대한 신속하게 늦어도 2분기에는 투입해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였다.
정부·여당은 추경을 편성할 법적 요건은 이미 충족했다는 판단이다. 국가재정법(89조)에 따르면 대규모 재해(자연·사회재난에 따른 피해)가 발생한 경우 추경을 편성할 수 있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3조)에 따르면 재난은 ‘국민의 생명·신체·재산과 국가에 피해를 주거나 줄 수 있는 것’이다. 23일 오후 3시 기준 코로나19 사망자는 5명, 확진 환자는 556명에 달한다.
쟁점은 추경 규모다. 여당 내에서는 “피해를 고려하면 메르스 때 이상으로 추경을 편성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특단의 대응’을 지시한 만큼 2015년 메르스사태 당시 추경을 참고해 추경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근혜정부 때인 2015년에 메르스 사태 극복을 위해 정부는 추경 11조5362억원(국회 통과 기준)을 편성해 집행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내일 본회의에서 국회 차원의 코로나19 대책특위를 구성해 비상한 지원방안 마련에 착수하겠다”며 “3조4000억원의 예비비를 신속히 집행함과 동시에 추경을 편성해 빠른 시일 내 국회에 제출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학계에선 40조원대 대규모 추경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메르스 때와 달리 내수·수출 피해가 동시에 발생하고 있어 금융위기에 준하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문재인정부 국정기획자문위원을 역임한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장)는 “자영업·제조업 피해, 중국·한국 GDP 성장 규모 등을 고려해 파격적인 추경이 필요하다”며 “2009년 금융위기 당시 추경보다 많은 40조원 정도는 돼야 한다”고 말했다.
2009년 추경은 경제위기 극복 취지로 28조4000억원(국회 통과 기준) 규모로 집행됐다. 이는 당시 명목 GDP(1205조3480억원)의 2.4% 수준이다. 이 비율을 최근 GDP 수준(2018년 1893조4970억원)에 적용하면 45조원 규모다.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인 이춘석 민주당 의원은 “빚 걱정 때문에 재정 투입을 주저하면 경제가 죽는다. 이런 엄중한 상황을 기재부와 만나 협의할 것”이라며 “재정 한도를 따질 게 아니라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아낌 없이 재원을 투입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野 “추경 잘못 사용하는 부분 지적할 것”
전문가들은 추경을 편성할 재정적 여력은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김정훈 재정정책연구원장은 “해외와 비교해 국가채무 수준이 낮다”며 “국내총생산(GDP)의 1% 이하 규모 추경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명목 GDP(2018년 기준 1893조4970억원)의 1%는 19조원이다.
우리나라 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중앙정부+지방정부+비영리 공공기관) 비율은 40.1%(2018년 기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3개국 중 네 번째로 낮다. 기재부 관계자는 “재정건전성은 양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야당에서는 대규모 추경은 국가 재정을 좀먹는 만큼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필요성 있는 추경은 해야 한다”면서도 “추경 요건에 맞지 않는 일까지 잘못 사용하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가 지속적으로 지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미세먼지 대응 추경안은 야당 반발이 거세 국회에 제출된 지 100일 만에 겨우 문턱을 넘었다.
추경 재원 대부분을 나랏빚을 늘리는 국채 발행으로 충당해야 하는 것도 ‘불씨’다. 세입이 줄고 세출은 늘면서 지난해 1년 동안 쓰고 남은 나랏돈(일반회계 세계잉여금 기준)은 619억원에 그쳤다.
전병목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조세정책연구실장은 “국가재정 적자 부담이 있기 때문에 추경을 적재적소에 쓰는 게 중요하다”며 “코로나19로 직접적 피해를 입은 수출산업·자영업을 우선 지원하고 음압병실 확충 등 의료 부문 지원에도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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