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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칼국수·짬뽕 등을 출시한 CJ제일제당이 ‘가정간편식(HMR) 냉동면’ 브랜드를 2020년까지 1000억원대 규모로 키워내겠다고 공언했다. 비비고 등 대표 HMR 브랜드와 냉동식품 연구개발(R&D)·제조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선점도 노리고 있다.
CJ제일제당은 2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에 위치한 식품연구소 CJ 블로썸파크(Blossom Park)에서 ‘HMR 냉동면 R&D TALK’ 사업설명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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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면시장은 소면 등 건면(1세대)에서 라면을 포함한 유탕면(2세대), 튀기지 않은 생면인 냉장면(3세대) 순으로 발전해왔다. 냉동면 시장은 지난해 기준 100억원 미만으로 2000억원 규모의 냉장면 시장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지만, HMR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4세대 면시장을 이끌 트렌드로 떠올랐다.
CJ제일제당은 건강함을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유탕면, 유통기한이 짧고 원물 그대로의 맛이 부족한 냉장면의 한계점을 파악하고 지난해부터 냉동면 신제품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면과 소스, 원물 건더기 파트로 각각 책임 연구원들을 구분해 제품 품질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개발을 진행했다.
우선 면은 전분과 밀가루 등 3개의 원료와 소금과 물 등을 섞어 만든 배합수로 최소 재료를 사용해 전문점 수준의 깔끔한 면 맛을 낼 수 있도록 반죽 기술을 적용했다. 냉동면 제조 과정은 가루 원료를 기계에 넣어 잘 섞고 배합수를 투입하는 것이 가장 첫 단계다. 이때 믹서의 회전 속도나 섞는 시간 등에 따라 최적의 배합률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선표 냉동면 면파트 수석연구원은 “많은 원료를 사용하는 것보다 밀가루나 전분의 기초소재에 대한 연구를 많이 진행했다”며 “미국·호주·캐나다 산 등의 밀을 어떻게 제분할지 가장 많이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소스와 원물 건더기는 원재료의 맛을 가장 자연스럽게 구현하는 것에 집중했다. 예를 들어 닭 육수를 기본으로 소스를 만든다고 했을 때 껍질과 뼈, 살코기 부분을 따로 추출해 배합하는 방식을 썼다. 원물 건더기가 될 야채도 청경채, 버섯, 호박 등 집에서 요리하는 것처럼 큼직한 크기의 건더기 형태를 구현해 면과 건더기 비율을 4대1 정도로 맞췄다. 또 향, 조직감, 색감 등 원료 그대로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영하 35도 이하의 온도에서 급속 냉동하고, 녹는 단계에서 야채 영양소나 수분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데치는 기술을 적용했다.
CJ제일제당은 이런 제품 생산과정을 거쳐 지난 10월 ‘비비고 진한교자 칼국수’와 ‘비비고 얼큰버섯 칼국수’, ‘고메 중화 짬뽕’과 ‘고메 나가사끼 짬뽕’ 4종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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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은 냉동면 브랜드를 세분화·다각화해 다양한 소비자들의 입맛과 요구를 충족시킬 계획이다.
먼저 비비고 브랜드는 칼국수 등과 같이 ‘계절면’을 중심으로 다양한 한식 요리와 결합한 ‘요리면’, 스낵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 고메 브랜드는 다양한 국가의 에스닉 푸드를 메뉴화하는 데 주력한다. 에스닉 푸드는 ‘민족’을 뜻하는 에스닉(ethnic)과 음식(food)이 결합한 단어다. 독특한 향신료를 사용하는 동남아시아·중동·남미 등 세계 각지의 전통 방식을 따른 음식으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외식에서 즐기던 양식은 물론 중식이나 일식, 동남아 등의 에스닉면까지 확대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해외 현지의 전문점이 국내에 진출하고 그로 인해 외식에서 즐길 수 있는 면 메뉴가 다양해지고 있는 점을 반영했다.
CJ제일제당 측은 HMR 냉동면이 국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향후 해외 시장도 충분히 겨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면은 전 세계인이 즐겨먹는 음식 중 하나로 거부감이 없어 면을 접목한 한식메뉴를 선보인다면 자연스럽게 한식을 즐길 수 있는 식문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만두’로 ‘K-만두’ 열풍을 일으켰다. 미국, 유럽, 동남아 등 세계 각지에 냉동식품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점 또한 HMR 냉동면의 해외 시장 공략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수연 마케팅전략팀 과장은 “국내에서 생산한 제품을 해외로 수출해 시장 반응을 테스트할 예정이며 내년 미국에 비비고 얼큰 버섯 칼국수 수출을 앞두고 있다”면서 “소비자 반응에 따라 제품 현지 생산도 할 수 있을 것이며 이를 통해 ‘K-누들(Noodle)’ 시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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