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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허씨에 구속영장 “증거 인멸·도주 우려”
수원지법 여주지원 이수웅 판사는 29일 허씨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도주와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이날 오후 4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이날 오후 1시 30분쯤 영장심사를 위해 여주경찰서 유치장에서 모습을 드러낸 허씨는 “왜 살해했느냐” “왜 윤씨(윤 사장의 부친)를 범행 대상으로 삼았느냐” 등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채 호송차에 올라탔다.
허씨는 지난 25일 오후 7시 30분에서 8시 50분 사이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 소재 윤씨의 자택 주차장에서 목 등을 흉기로 3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휴대전화 위치추적과 차량 수배 등을 통해 허씨가 26일 오후 3시 11분쯤 전북 순창 나들목(IC)을 통과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같은 날 오후 5시 45분쯤 전북 임실의 국도상에서 허씨를 검거했다.
허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사실을 시인했지만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허씨는 검거 직후 “부동산 업무 때문에 현장에 갔다가 주차 문제로 시비가 붙어 우발적으로 살해했다”며 “제정신이 아니었다. 사람이(피해자)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확인하지 못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원)의 시신 부검 결과 윤씨는 흉기 상흔으로 인한 경동맥 손상으로 인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국과원은 “시신에서 예리한 흉기에 의한 경동맥 손상 등 다발성 자창이 관찰됐다”는 부검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경찰은 허씨를 상대로 범행에 사용한 흉기를 어디에 버렸는지 집중 추궁했지만 구체적인 답변을 듣지 못한 상태다. 경찰은 허씨가 범행에 사용한 흉기가 사건의 실마리를 밝힐 중요단서인 만큼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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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허씨가 사건 발생 당일 세 차례(오후 3·4·5시 10분)나 현장을 방문한 점과 범행 이후 윤씨 차량을 몰고 마을을 빠져나간 점, 허씨 차량에 있는 블랙박스가 이달 19일 이후 작동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춰 계획적 범행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또 허씨가 8000여만원의 빚을 져 매달 200~300여만원의 이자를 내고 있으며 자살을 위해 선산이 있는 전북 임실로 달아났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경찰은 허씨가 수 천만원의 빚을지는 과정에서 인터넷 게임과의 관련성을 살펴보기 위해 통신 영장도 신청하기로 했다. 통신 영장 신청은 허씨의 범행과 인터넷 게임 ‘리니지’를 제공하는 엔씨소프트 사이의 연관성을 들여다보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경찰은 허씨의 인터넷 게임 아이디 보유 여부를 조사한 뒤 해당 게임사에 접속기록과 아이템 거래 내역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범행 동기 조사를 위해 28일 프로파일러 2명을 투입해 허씨와 면담을 벌였지만 허씨가 대부분의 질문에 대해 답변을 피하며 별다른 소득은 거두지 못했다”며 “허씨의 계좌 거래 내용 등을 조사하면 보다 구체적인 범행 동기가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