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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아닌 즉각 퇴진” 한목소리
1500여개 시민사회단체들이 모인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이 이날 오후 6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개최한 ‘촛불의 선전포고-박근혜 즉각 퇴진의 날’ 집회에는 7시 30분 현재 주최 측 추산 150만명이 운집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지역에서는 부산 20만, 광주 10만, 대전 5만, 대구 4만명 등 45만명이 촛불집회를 가졌다.
오후 4시부터 50만명의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청운동길과 효자동길, 삼청동길 등 세방향으로 나뉘어 사전행진을 했다. 시위대는 이날 처음으로 청와대 앞 100m 지점까지 접근해 박 대통령의 즉각 하야를 요구하는 함성을 질렀다. 일부 시민들은 효자치안센터앞까지 행진했다. 또 다른 행렬은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청와대 앞 약 100m 지점인 자하문로16길 21앞, 삼청로 세움아트스페이스에서 청와대 경계 약 100m 지점인 ‘126맨션’ 앞에서 집회를 가졌다.
노란 풍선을 든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도 이날 시민들과 함께 효자치안센터까지 함께 행진했다. 이날 행진을 함께한 시민들은 청와대가 바로 보이는 곳에서 ‘박근혜 퇴진’ ‘박근혜 구속’ 등의 구호를 외쳤다. 세월호 유가족 등 1000여명은 효자치안센터에서 집회 허가 시간 이후에도 철수하지 않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3차 대국민담화에서 진퇴 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며 그동안 촛불집회를 통해 시민들이 요구해온 즉각적인 하야를 사실상 거부했다.
법원은 그동안 주말 집회에서 행진 가능한 청와대까지의 거리를 1㎞에서 400m, 200m로 단축한데 이어 이날은 낮시간대로 제한한 대신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이 집회와 행진을 100m 거리까지 길을 열었다.
다만 효자동삼거리 청와대 분수대 앞 행진은 집회시위법에서 정하는 ‘대통령 관저의 경계 지점으로부터 100m 이내의 장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는 이유로 불허했다.
◇ “세월호 잊지 말자” 416개 횃불 등장 눈길
참가자들은 사전 행진 이후 광화문광장으로 돌아와 오후 6시부터 1시간 동안 본집회를 갖고 다시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시민들은 촛불집회 명물로 자리잡은 촛불 파도타기와 함께 “박근혜는 퇴진하라”. “명예퇴진 말도 안돼, 즉각 퇴진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적인 하야를 요구했다.
본집회 무대 위에 오른 경기도 평택에서 온 김별이(18·여) 학생은 “국민 요구는 박 대통령이 지금 당장 내려오는 것”이라며 “우리 모두는 박 대통령이 명예롭게 내려오는 것 원치 않는다.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만이 정의이고 질서”라고 말했다.
김영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3차담화는 대국민 사기극이고 범죄자들의 반란 서막”이라며 “야당도 박 대통령이 즉각 퇴진할 때까지 국민과 함께 광장에서 싸우라”고 주장했다.
본집회에서는 가수 한영애씨가 무대에 올라 대표곡인 ‘조율’과 ‘홀로 아리랑’ 등을 부르며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을 격려했다.
한영애씨는 “여러분 지치지 마십시오. 힘내십시오. 천년의 어둠도 촛불 하나로 바뀔 수 있습니다. 이 촛불이 또다른 민주화 역사의 시작이 되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고 말했다.
본집회가 끝난 7시 정각에는 촛불집회 참석자들이 일시에 촛불 끄는 소등행사를 벌였다. 광장을 메운 시민들은 일제히 촛불을 끄고 “박근혜는 퇴진하라, 지금 당장 퇴진하라, 국민이 이긴다” 등 구호를 외치며 함성을 질렀다.
일부 시민들은 촛불 대신 세월호를 상징하는 416개의 횃불을 들고 행진대열을 이끌어 눈길을 끌었다. 경찰은 이날 집회에 2만여명의 경비방력을 청와대 인근과 광화문 일대에 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