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래 석유공사 사장은 13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공사가 가진 수익성 있는 핵심자산을 국민연금 등 국내기관이 사거나 5년 정도 맡아주는 방안을 추진해보려고 한다”며 “지금부터 투자처를 접촉해 매각 대상을 구체적으로 맞춰보면 조 단위 매각까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공사가 핵심자산까지 포함한 국내 매각 계획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석유공사는 매각 대상으로 해외자산 대부분을 검토 중이다. 김 사장은 “해외광구 중에서 가치 있는 핵심자산을 팔아야 공사가 현금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라며 “UAE 아부다비 유전개발 투자 이외의 자산에선 공사가 좋은 기회를 찾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대다수 사업이 국내외 업체와 컨소시엄으로 돼 있어 공사 지분을 팔게 될 것”이라며 “인수한 하베스트, 다나 유전의 경우 자산 전체를 팔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해외자산을 당장 전부 다 파는 것은 아니다”라며 “국민연금에 특정하지 않고 연기금 투자를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유공사는 20개국에서 24개 해외사업(작년 7월 기준, 생산15·개발1·탐사 8)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감사원 감사결과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2003년부터 2014년까지 캐나다 하베스트·영국 다나·미국 멕시코만 앵커 유전 등에 16조9000억원을 투자했지만 투자금 회수는 불투명하다. 석유공사는 저유가 여파로 지난해 약 4조500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입었다.
김 사장은 “올해 유가가 오르더라도 현 수급 상황을 보면 50달러까지 오를 것 같지 않다”며 “저유가 상황에선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팔기 아까운 핵심자산까지도 매각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는 게 1순위 과제”라고 지적했다.
김 사장은 “국내기관에 매각할 경우 공사가 유동성을 확보하면서 해외업체에 국부유출식 ‘헐값 매각’을 하지 않을 수 있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며 “유동성부터 확보한 뒤에 훗날 좋은 기회를 찾아 좋은 자산에 투자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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