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청와대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수첩에 적힌 ‘청와대 문건 파동 배후는 K, Y’라는 메모 속 주인공을 ‘김무성, 유승민’이라고 지목한 청와대 행정관을 상대로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해당 행정관에 대한 조치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민 대변인은 사실관계 확인을 민정수석실에서 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도 “그 사실은 나도 확인해야 한다”며 “안(청와대)에서 어떻게 되는지를 포함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에 있다. 이게 확인되면 말씀드릴 게 있을 것 같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청와대가 사실관계 확인에 착수한 것은 검찰 수사결과 발표를 계기로 돌파하려 했던 ‘정윤회 문건’ 파문 정국이 새 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을 청와대와 김 대표 간의 오랜 갈등으로 촉발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행정관은 권영세 현 주중대사와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 등 친박계(친 박근혜계) 인사들의 보좌관을 지냈다. 2012년 대선 당시 캠프에서 공보기획팀장으로 활동한 뒤 청와대에 입성했다. 검찰 수사결과 허위로 밝혀진 정윤회 문건 속 ‘십상시’ 중 한 명으로 거론된 인물이다.
한편 김무성 대표의 수첩에는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을 비롯해 손수조씨, 음종환ㆍ이동빈 청와대 행정관 등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18일 청와대 인근에서 저녁 식사를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이 전 위원은 해당 행정관에게서 ‘문건 파동 배후에 김무성(K)과 유승민(Y)이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들었지만 내용이 황당하다고 생각해 이를 김 대표에게 전했다. 그러나 해당 행정관은 회동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김 대표와 유 의원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부인해 진실 공방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