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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밤, 드뷔시의 달빛 인사

오현주 기자I 2012.04.17 13:59:43

탄생 150주년 `드뷔시 스페셜`
금호아트홀 내달 말까지 매주 공연
권혁주·손열음 등 참여
피아노·실내악곡 연주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4월 17일자 32면에 게재됐습니다.

▲ 금호아트홀이 프랑스 작곡가 드뷔시의 탄생 150주년을 맞아 `드뷔시 스페셜`을 연다. 사진은 5월3일과 10일 듀오 콘서트를 하는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왼쪽부터 시계방향)와 피아니스트 김다솔, 5월24일과 31일 금호아시아나솔로이스츠로 실내악 연주에 참여하는 첼리스트 김민지, 4월19일 독주회를 여는 피아니스트 파스칼 드부아용(사진=금호아트홀). 

[이데일리 오현주 기자] 지난해까진 가히 구스타프 말러(1860∼1911)의 해였다. 말러 탄생 150주년과 서거 100주년을 맞은 2010∼2011년 세계 유수의 교향악단은 앞다퉈 말러 교향곡을 연주하며 그를 기렸다. 국내선 정명훈 예술감독의 서울시립교향악단이 나섰다. 2010년 8월 교향곡 제2번 `부활`을 시작으로 말러가 남긴 10곡의 교향곡 전곡을 연주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리고 지난 1월 서울시향은 신년음악회에서 올해의 테마가 교차될 것을 내비쳤다. 말러의 교향곡 1번 `거인`에 드뷔시의 교향곡 `바다`를 붙여 연주한 거다.

그날의 시사대로 올해는 클로드 드뷔시(1862~1918)가 주역이다. 탄생한지 150주년을 맞았다. 서울시향이 운을 뗀 데 본격적으로 살을 붙인 것은 금호아트홀이다. `드뷔시 스페셜`을 마련, 5월 말까지 매주 목요일마다 드뷔시 시리즈를 선뵈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드뷔시의 주요 피아노곡과 실내악곡이 레퍼토리다. 여기에 드뷔시가 존경했다는 라모, 동시대 작곡가 스트라빈스키, 현대 프랑스 음악의 거장인 라벨, 드뷔시 인상주의 영향을 받은 루셀과 프로코피예프 등을 덤으로 얹었다.

드뷔시는 20세기 초 프랑스 음악의 정점을 이룬 작곡가로 꼽힌다. 근대음악에서 가장 먼저 낭만음악에 반기를 들며 인상주의를 주창하고 현대음악의 새 지평을 연 `혁신가`다. 인상주의 음악은 미술사조 인상주의에서 영향을 받았다. 빛에 따라 변하는 색채에서 얻은 순간적인 인상이 강조되는 미술사조처럼 인상주의 음악에서 중요한 것은 작곡가의 감각과 취향. 그래서 정해진 화성과 음계 등을 지키기보다 자유로운 `분위기`를 중시한다. 덕분에 드뷔시는 장르를 막론하고 뉘앙스를 중시하는 현대음악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분기점이 됐다.

`드뷔시 스페셜`의 시작은 지난 5일 피아니스트 에드워드 아우어(71)가 열었다. 드뷔시 피아노곡 `판화`와 `전주곡 제2권`, 또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연주곡 `백과 흑으로`를 부인인 피아니스트 문정화와 함께 연주했다.

다시 19일부터 앞으로 7주간 이어질 프로그램에 먼저 나서는 이는 프랑스 피아니스트 파스칼 드부아용(59). 드뷔시 피아노곡 `어린이의 세계` `기쁨의 섬` 등과 라벨의 피아노곡 `거울` 등을 연주한다. 26일에는 젊은 피아니스트 김규연(27)이 드뷔시 초기 걸작 `베르가마스크 모음곡` 등을 들려준다.

5월3일과 10일엔 듀오 콘서트가 마련돼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27)와 피아니스트 김다솔(23)이 라벨의 `치간느`, 스트라빈스키의 `듀오 콘체르탄테`를 비롯해, 루셀·프로코피예프 등의 곡을 준비했다. 이어 5월17일에는 첼리스트 이강호(41)가 드뷔시와 쿠프랭, 프랑크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작품들을 연주한다.

5월24일과 31일은 실내악이다. 피아니스트 손열음(26), 바이올리니스트 장유진(22)·김지윤(27), 비올리스트 박새록(20), 첼리스트 김민지(33)·이정란(29) 등 젊은 스타급 연주자들로 구성된 금호아시아나솔로이스츠가 드뷔시의 `현악4중주`, 포레의 `피아노4중주 제1번`, 라벨의 `피아노3중주 a단조` 등을 엮어내며 프랑스 실내악의 정수에 훌쩍 다가선다. 서울 신문로 금호아트홀. 02-6303-1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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