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주택시장은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기 힘들 전망이다.
거래 실종과 집값 약세 속에 최근 단행된 금리인상은 주택 매수심리를 극도로 위축시키고 있다. 게다가 연내 추가 금리인상설까지 제기되면서 시장이 패닉 상태에 빠질 수도 있을 것이란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침체 속에 금리인상은 분명 `악재`라며 이렇다할 상승모멘텀이 없는 하반기에 집값 반등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 상반기, 집값 줄줄이 하락..재건축 3.02%↓
상반기 집값은 서울과 신도시, 수도권 모두 하락했다. 특히 그동안 `대박 신화`를 써 왔던 재건축 아파트가 집값 하락을 견인, 일반아파트값 마저 크게 떨어졌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상반기 집값은 서울이 1.34% 내렸다. 신도시와 수도권도 각각 2.31%, 1.86% 하락했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값은 무려 3.02%나 떨어졌다. 지난해말 100조원에 육박하던 서울 재건축 아파트의 시가총액은 지난달말 현재 94조원까지 빠졌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확정, 개포지구 마스터플랜 발표, 강동 고덕주공 시공사 선정,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확정 등 잇달은 호재에도 불구하고 거래시장은 무덤덤했다.
강남권 재건축 이외에 뉴타운 입주물량 많았던 서울 강북권도 매물이 늘면서 매매 가격하락이 확산됐다. 수도권은 입주물량 증가로 중대형 중심의 하락세가 두드러진 용인과 파주, 고양, 과천 등이 하락을 주도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장은 "서울 강남권 재건축 규제가 하반기에도 풀릴 가능성이 낮다"며 "금리마저 인상돼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 거래실종..강남 5월 거래량 17개월만에 최저치
집값 하락은 거래 부진으로 이어졌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단지, 새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물이 늘면서 매수세가 위축됐다. 서울·수도권의 실거래 건수는 1분기를 지나면서 더욱 감소했고 신도시와 수도권 역시 3, 4월을 기점으로 거래건수가 줄었다.
분당과 일산, 평촌, 중동 등 5개 신도시와 수도권 역시 3, 4월을 기점으로 거래건수가 급격히 줄었다.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3구는 급매물이 거래됐던 1분기 이후 4, 5월에 거래량이 급감했으며 강북 지역도 금융위기 직후 수준까지 거래시장이 급랭했다.
국토해양부가 밝힌 5월 아파트 실거래가 신고자료에 따르면 강남3구의 아파트 거래량은 402건으로 전월(539건)에 비해 25.4% 급감했다. 이는 지난 2월부터 4개월 연속 줄어든 것으로 2008년 12월(244건) 이후 17개월 만에 최저치다.
◇ 금리인상 악재 겹쳐 하반기 집값 반등 어렵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경기와 구매력 회복이 더뎌 하반기에도 집값이 약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은 부동산 시장을 더욱 침체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서울 은평과 성북, 마포, 동대문 등 한강 이북과 경기 고양, 용인, 파주, 김포 등의 지역은 하반기 물량이 늘면서 해당지역과 주변지역의 매매시장이 약세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가격이 비싼 강남 재건축과 평수가 큰 아파트는 대출을 많이 안고 있는 집이 상당수여서 가격 하락폭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양지영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기준금리 인상은 주택담보대출 이자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신규로 집을 사는 수요는 줄어드는 반면 대출을 이용해 집을 산 사람들도 가계 부채 부담으로 매물로 내놔 거래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는 달리 한은이 금리인상을 단행한 것은 실물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이 있기 때문에 실물경기와 연동하는 부동산 경기도 중장기적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금리인상은 분명 하반기 부동산시장에 악재로 작용해 거래 위축을 가져올 수 있다"며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부동산 경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