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전세난 걱정 없어요"

윤도진 기자I 2009.02.11 14:01:40

"이사수요 몰려도 `역전세난 완화` 수준 그칠것"
"은평2지구·강일지구 등 입주물량도 풍부"

[이데일리 윤도진기자] 입춘을 지나며 봄 이사철이 본격화 됨에 따라 송파, 강동 등 서울 강남권 일부지역에서 전셋값 상승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올봄 전세 계약기간이 끝나는 세입자들 사이에서는 `경기 침체 상황에서 전세가격 마저 뛰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쌓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올해 전셋값 급등 걱정은 접어둬도 좋다고 입을 모은다. 경기 침체로 이번 봄 이사철 이주수요는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될 뿐더러 곳곳에 새 아파트 입주물량도 풍부한 편이어서 예년처럼 전셋값이 뛸 걱정은 없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 송파·강동 전셋값 상승세 "역전세 해소수준"

올해 봄 이사철이 시작되며 서울에서 전셋값 상승세를 보인 지역은 대체로 잠실일대를 중심으로 한 강남권 일부다. 지난 2007년부터 송파구 잠실동을 중심으로 1만8000여가구의 재건축 아파트 입주가 차례로 진행되며 전세가격이 크게 떨어진 아파트 단지들과 주변지역에서 전셋값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는 것.

국민은행의 주간 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송파구는 지난 2월 첫 주 1.3%의 높은 전세가격 상승률을 기록했다. 강동구도 1.0% 올랐으며 인근 동작구와 강남구는 각각 0.3%, 0.2%씩 전세가격이 상승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1월 한 달간 송파구의 전셋값은 5.38%나 올랐다.

실제로 송파구 잠실 일대는 새 아파트 입주가 마무리되며 실수요자들에게 적합한 중소형을 중심으로 전세가격이 크게 올랐다. 잠실동 레이크팰리스 85㎡(26평)형은 2억4000만~2억8000만원선으로 작년 말에 비해 2000만~3000만원가량 올랐다. 인근 강동구에서는 새 학기 학군수요가 나타나며 고덕동 고덕아남 125㎡(38평형)이 1억5000만~1억8000만원으로 한 주새 1500만원 상승했다.

이같은 전셋값 상승은 수치상으로는 `급등` 수준을 넘어서는 것. 그러나 작년까지 입주 폭탄으로 전세물량이 적체, 전셋값이 급락했던 것을 감안하면 역(逆)전세난이 해소되는 과정이라는 게 전문가들 얘기다.

송파구 신천동 B중개업소 관계자는 "새 입주 아파트를 중심으로 제 가격을 찾아가는 수준일 뿐이지 주공5단지나 장미아파트 같은 노후단지에서는 아직도 전셋값이 저렴한 물건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잠실동 K부동산 관계자는 "역전세 난에 고민하던 집주인들이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정도로 시장이 안정을 찾아가는 수순일 뿐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 "이사철에도 전세수요 드물 것"..대규모 택지 입주도

전문가들은 이번 봄, 멀리 봐서 올해 가을까지도 이사수요가 몰리고 전세 매물이 귀해져 전셋값이 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경기불황 탓에 이동수요가 감소할 것을 감안하면 계절적 특수를 예상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노원구 상계동의 M공인 관계자는 "전셋값이 폭등했던 게 쌍춘년이라던 2006년 가을이었다"며 "전세 계약주기가 2년인 것을 감안하면 지난 가을에 전세계약이 활발했어야 하는데 그때도 거의 이사 수요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제가 불안하다고 하는데 올해는 이사하려는 이들이 더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

또 그간 진행된 전세가격 하락으로 대부분의 집주인들이 세입자에게 재계약을 요구하는 경우도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곳곳에 입주물량도 풍부해 입지나 면적 등에서 비슷한 조건이라면 오히려 전셋돈을 남겨 이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서울 강북지역에서는 지난달 은평뉴타운 2지구의 입주가 시작돼 상반기중 총 5134가구의 입주가 진행된다. 가재울뉴타운도 속속 입주를 시작하고 있다. 강남권에서는 강동구 강일지구 내에서 3422가구가 내달부터 입주를 시작한다.

김혜현 부동산114 부장은 "봄이 되면서 일부 지역에서 전셋값이 상승하고는 있지만 이 같은 상승세가 더 가팔라지거나 확산될 일은 없을 것이다"고 잘라 말하며 "올 봄과 가을, 이사를 생각하는 세입자들이 전셋값이 뛰어 곤란에 빠지는 일은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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