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진섭기자] 철근 골재 등 건설 자재가격이 급등하면서 건설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자재가격 급등은 원가부담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31일 건설업계와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004020), 동국제강(001230) 등 주요 철강업체들이 이달 초 철근 가격을 t당 평균 4만원 인상한데 이어 이달 말께 t당 6만원 정도를 추가 인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대로 가격이 오른다면 직경 10mm 짜리 고강도 철근은 현재 t당 63만1000원에서 69만1000원선으로, 13mm는 t당 62만1000원에서 68만1000원선으로 각각 뛰게 된다. 지난해 1월초 10mm 철근은 t당 46만6000원이었다. 불과 1년 새 35%(16만5000원)나 상승한 것이다.
◇철근 시멘트 자갈 모래 일제히 가격 인상
H형강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1년 전 H형강 소형 제품은 t당 58만원, 대형 제품은 62만4000원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판매가격이 소형 74만원, 대형 77만9000원으로 각각 27.6%, 24.8% 올랐다. 제강업계는 내달 1일 출하 물량부터 H형강 가격을 t당 6만원씩 추가로 올려 받기로 했다. 이 경우 소형은 80만원, 대형은 83만9000원을 내야 구할 수 있다.
철강 외에 고강도 콘크리트(PHC) 파일 업계도 다음달 1일 출하분부터 협정가격을 t당 1만원 인상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골재와 시멘트, 레미콘과 아스콘 가격도 인상을 앞두고 있다. 골재업계는 레미콘, 아스콘 업체에 내달 1일부터 자갈 값을 ㎥당 2000-3000원 인상해 줄 것을 요청했다. 모래는 물량품귀로 가격이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 ㎥당 24%가 인상된 1만6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라파즈한라, 성신양회, 쌍용양회, 현대시멘트, 동양시멘트 등 5대 업체도 다음달 1일부터 시멘트가격을 t당 6만2000원으로 올려줄 것을 레미콘업체 등 거래처에 통보해 놓고 있다.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국내 건자재 가격 불안으로 이어져
이처럼 건설 자재가격이 일제히 인상된 데는 원재료인 유연탄과 고철 수입가격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수입 고철은 작년 1월 t당 370달러에서 435달러로 18% 뛰었고 망간, 실리콘 등 부자재 가격도 동반 상승했다. 또 시멘트 생산 원료의 85%를 차지하는 국제 유연탄 가격도 작년 1월 75달러 선에서 현재는 100달러를 넘어섰다.
이 같은 건축 자재가격의 급등은 건설사 경영에 직접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는 철근의 경우 1년 동안 국내 건설현장에서 대략 1130만-1140만t, H형강은 400만-450만t이 소요된다고 추산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철근값 인상으로 인해 건설 원가가 1년 전과 비교할 때 2조5000억원 정도(H형강은 1조원) 증가하는 셈이다.
H건설 건축 담당 임원은 “자재값이 올라도 너무 올라 시공원가를 맞출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라며 “공공사업의 경우 물가변동에 연계해 자재비 인상을 반영한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유명무실해 적자 시공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을 감안하더라도 원자재 가격의 동반 상승은 지나친 처사라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분양시장 침체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사 입장에서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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