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다이얼패드, 윈도XP 탑재 관련 3가지 논란

이진우 기자I 2001.10.15 17:55:50
[edaily] 새롬기술(35610)의 다이얼패드가 윈도XP에 장착되는데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15일 새롬기술의 다이얼패드 윈도XP탑재와 관련, 대우증권은 투자등급을 "매수"로 상향조정한 반면 교보증권은 "비중축소"를 유지했다. 대우증권의 조점호 연구원은 "이번 다이얼패드의 윈도XP 탑재로 새롬기술의 인터넷 전화서비스 사업의 성공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으며 주수익원이 될 인터넷 전화서비스 시장도 확대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이에 반해 교보증권의 김창권 연구원은 "윈도XP 탑재는 호재가 분명하지만 어느 정도의 수익으로 직결될 지 불투명한 사항이 많다"며 "일단 단기호재로 그칠 전망이며 그동안의 단기상승을 고려해 비중축소 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독점? 2개? 5개?..나홀로 SIP? 이렇듯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이 엇갈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우선 다이얼패드가 윈도XP에 어떤 식으로 탑재되는 가에 대한 이견이다. 새롬기술측에 따르면 다이얼패드는 미국시장에 한정된 것으로 델타쓰리라는 또다른 인터넷전화와 함께 탑재된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측의 보도자료와 CNET 등 일부 외신들에 따르면 이번에 탑재되는 인터넷전화는 다이얼패드, 델타쓰리, 넷투폰 등 미국시장에 3개, 유럽지역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콜서브, 캐나다 지역을 담당하는 텔어스 등 모두 5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앞으로 이외에도 조건을 갖춘 인터넷전화 업체가 있다면 언제든지 문을 열어둘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윈도XP는 다이얼패드만의 "독무대"가 아니라 일정수준 이상의 인터넷전화들이 자웅을 겨루는 "경쟁의 장"이 된다는 의미다. 대우증권은 다이얼패드와 델타쓰리만 탑재되는 것을 전제로 "다이얼패드의 트래픽 점유율이 델타쓰리를 능가하므로 윈도XP에서도 다이얼패드의 지배력은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교보증권 김창권 연구원은 "5개업체가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을 하게 될 것"이라며 "그동안 다이얼패드의 점유율이 높았던 건 무료통화에다 인터넷 환경에서 바로 접속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이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윈도XP 환경에서 어떤 식으로 우열이 가려질 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새롬기술이 다이얼패드의 기술력을 강조하기 위해 설명한 "다이얼패드는 SIP방식의 인터넷 전화"라는 사실도 대우증권측은 새롬기술의 보도자료를 인용, "최근 차세대 기술로 떠오르고 있는 SIP기술을 세계 최초로 적용해 한차원 진화된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교보증권은 "5개사 모두 시스코의 SIP네트웍을 호스트로 채용하고 있다"며 "이것만 가지고 통화품질 등 기술적 우열을 논하기는 시기상조"라는 중립적 입장을 견지했다. 이같은 혼선은 현지 상황을 정확히 전달하는 창구의 부재에서 비롯됐다. 새롬기술 관계자는 "다이얼패드의 모회사이긴 하지만 제3자의 입장에서 현지에서 발표한 보도자료 외에는 다른 정보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신등을 종합해 보면 XP에 탑재되는 인터넷전화 서비스는 모두 5개, 미국지역은 3개로 SIP기술은 5개사 공히 적용한 것이며 기술 수준에 대해서는 객관적 근거가 될 자료가 아직 없는 상황이다. ◇ 윈도XP중 어디에 장착되는가? 눈? 허리? 귀? 윈도XP 탑재 사실 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어떤 방식으로 탑재되는가 하는 점이다. 다이얼패드 등 인터넷전화 업체들에 가장 유리한 탑재방식은 윈도XP 바탕화면에 가장 잘보이는 곳에 선명한 아이콘으로 자리잡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윈도XP에서 새로 제공하는 MSN익스플로러라는 브라우저 상단에 "윈도메신저"라는 버튼이 제공되고 이를 클릭하면 역시 여러가지 메뉴 중에 "인터넷 전화"라는 메뉴가 뜬다. 이는 보는 관점에 따라서 "좋은 자리"일 수도 있고 "눈에 띄지 않는 자리"일 수도 있다. 이에 대한 부정적 관점은 과거에 이미 "MSN메신저"라는 MS의 개별 메신저 프로그램에 넷투폰사의 인터넷 전화가 독점 탑재돼 있었지만 이용자로부터 별 호응을 얻지 못했다는 데서 출발한다. MSN메신저의 인터넷전화도 몰라서 못 썼다기 보다는 불편하거나 별 쓸모가 없어서 사용율이 낮았던 것이며 이는 윈도XP에서도 크게 다를 바 없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윈도XP 장착에 긍정적이 무게를 싣는 쪽은 윈도XP에서 새로 선보이는 윈도메신저는 종전의 MSN메신저와는 차원이 다른 애플리케이션이라는 설명이다. MS가 독점 논란을 무릅쓰고서 메신저를 기본 장착한 데는 이를 위해 패스포트 회원을 늘리고 닷넷 프로젝트로 연결시키기 위한 장기적 계획에 따른 것으로 여기에 탑재되는 인터넷 전화는 노출율 면에서 훨씬 유리하며 그동안 초기단계였던 인터넷전화시장이 서서히 대중화되기 시작하는 시기라는 견해도 덧붙여 진다. 교보증권측은 또 "윈도XP에 장착되는 윈도메신저가 AOL, 야후 등의 메신저 프로그램과 경쟁해서 이 시장을 석권한다는 보장이 없다"는 분석을 내놓으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윈도XP에 장착되면 다이얼패드의 수익이 늘어나는가? 가장 핵심적인 논란이지만 이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의견은 비교적 일치한다. 단기적인 수익증대는 어렵지만 장기적으로는 적어도 현재 상황보다는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다이얼패드의 독주를 전망하는 애널리스트도 있다. 그러나 교보증권의 김창권 연구원은 이미 MSN, 야후, AOL등 모든 메신저에 독점 장착된 넷투폰이 획기적인 수익성 개선을 이루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윈도XP에 탑재되는 5개회사 역시 MS와의 수익분배 등을 비롯해 수익성을 증명할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이 제시하고 있는, "윈도XP의 보급률과 다이얼패드 이용률이 연동될 것"이라는 분석에도 일부에서는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MS측은 윈도XP 출시와 함께 현재 4200만명이 사용하고 있는 MSN메신저도 윈도메신저의 형태로 자동 업그레이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4200만명의 메신저 사용자들은 적어도 윈도메신저에 관한 한 윈도XP를 구입한 것과 같은 효과를 갖게 된다. 그러나 문제는 윈도XP 구입자가 윈도메신저가 장착돼 있다고 해서 그동안 사용하던 AOL, ICQ 등의 메신저를 포기하고 다이얼패드 등 인터넷 전화도 이용할 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는 다이얼패드 뿐 아니라 MS사 차원에서 고민하고 있는 문제지만 이에 대한 예견은 팽팽하게 대립, 섣부른 판단은 이르다. MS와의 수익배분 문제도 현재까지 알려진 사실은 5개의 인터넷전화 업체들이 독자적으로 회원관리와 과금시스템을 운영하며 단지 회원들은 윈도메신저 안에서 자신의 통화량과 통화요금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 뿐이다. 마이크로소프트측과 통화료를 어떤 비율로 공유하게 될 지는 앞으로의 수익성과 연관돼 중요한 문제지만 아직 밝혀진 사실은 아무 것도 없다. 결국 다이얼패드의 윈도XP 장착이 다이얼패드의 수익성에 "획기적" 전기가 되려면 1)대부분의 이용자들이 윈도메신저를 사용하고 2)윈도메신저 사용자들이 유료 인터넷전화를 자발적으로 이용하며 3)그중에서도 다이얼패드를 선택해야 하는 여러가지 고비를 모두 넘어야 한다. 1)의 조건은 향후 MS의 마케팅 전략에 달려 있고 다이얼패드는 MS의 강력한 시장장악력을 믿는 것이다. 2)의 조건은 현재 초기시장에 불과한 인터넷전화서비스가 앞으로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어필할 것이냐에 달려 있으며 다이얼패드 등 사업자들은 윈도XP를 통해 이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상황이다. 물론 MS측도 이를 부인하지 않는다. 그리고 3)의 조건은 현재 다이얼패드의 트래픽 점유율이나 이용시간 등을 미뤄볼 때 경쟁사에 비해 가장 유력한 서비스라는 것이 다이얼패드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윈도XP내의 윈도메신저라는 새로운 환경에서는 종전과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새롬기술의 주가에 대한 전망은 훨씬 더 유보적인 판단이 주를 이룬다. 새롬기술의 주가는 구체적인 실적보다는 미래의 가능성에 따라 좌우되며 이는 현 상황에서도 유효하기 때문이다.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이 "단기상승에 그칠 것"에서부터 "파장을 점치기 어려울 만한 대형 호재"라는 판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것도 그 이유에서다. LG증권의 이왕상 연구원은 이같은 논란에 대해 한 발 떨어진 시각에서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다이얼패드의 윈도 탑재에 따른 효과는 단순히 이를 통해 얼마나 수익을 창출할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다. MS라고 하는 reference로 인해 새롬기술이 향후 전개할 MPEG-4, VOIP 등 사업에서 상당히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될 것이다." 어찌됐건 새롬기술은 이틀째 상한가를 기록했다. 단기상승에 그치는 반짝 호재인지, 장기적인 대형 호재인지는 주가를 통해 곧 확인될 것이다. 한편 비슷한 호재를 맞은 나스닥 상장업체인 넷투폰과 델타쓰리의 주가 움직임을 보면 11일 발표이후 델타쓰리는 50% 가량 상승했고 종전의 독점권을 상실한 넷투폰은 4% 상승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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