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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는 정월 대보름을 앞두고 오곡밥과 부럼 재료 등 주요 10개 품목을 조사한 결과 전통시장은 13만1600원, 대형마트는 17만1480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 5.4% 올랐다고 21일 밝혔다. 물가가 치솟았던 지난 2021년 이후 2년 연속 하락하다가 올해 호두 한 품목을 제외하고 대부분 품목이 상승세로 전환한 결과다.
특히 오곡밥 재료는 재배면적이 줄어든 데다 지난해 길었던 장마와 태풍 등 악천후로 생산량이 크게 감소하며 일제히 올랐다. 가장 큰 상승폭을 보인 붉은팥은 공급량 감소로 최근 꾸준히 가격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동지 이후 계속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부럼은 전체 가격은 조금 올랐으나 세세히 살펴보면 품목별 오르내림이 있었다. 최근 해마다 꾸준히 생산량이 증가한 호두 가격은 내렸으나, 기상악화로 작황이 부진했을 뿐 아니라 생산비용이 증가한 밤과 은행 가격은 올랐다. 품목 특성상 수작업이 많은 견과류는 인건비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이같은 인건비 상승으로 작업량이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외에도 한국물가정보는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소비 심리도 수요 증가를 이끌며 물가 상승에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봤다. 한국은행이 지난 20일 발표한 ‘2024년 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1.9로 전월 대비 0.3포인트 상승하며 석 달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코로나19를 겪으며 명절이나 모임을 하지 않았던 분위기가 점점 다시 예전 모습을 회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동훈 한국물가정보 팀장은 “2년 연속 작황이 좋았던 곡물류가 올해 재배면적이 줄어든 데다 기상악화로 생산량이 줄었다”며 “코로나19를 겪으며 명절이나 모임을 하지 않아 감소했던 수요가 거리두기와 마스크 해제 등으로 점차 제자리를 찾으며 수요가 늘어난 것이 또 하나의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