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범 서울대 교수, 배상훈 성균관대 교수, 이근면 초대 인사혁신처장이 주요 발제자로 나서 윤석열 정부의 교육부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토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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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10일) 토론은 교육부가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지적 사항이 거론되며 시작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7일 국무회의에서 “교육부뿐만 아니라 전 부처가 반도체 관련 인재 양성을 위한 특단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교육부가 스스로 경제부처라고 생각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혁신하지 않으면, 교육부가 개혁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수는 “이명박 정부 이후 4번째 교육부 폐지가 언급된 것으로 (교육부 입장에서) 수모”라면서 “최근의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한 것과 관련이 깊다”고 말했다.
배 교수는 “인구구조의 변화, 지역소멸 등 불균형 발전, AI 도입과 같은 산업 구조가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면서 “우리 청년들의 학습 양식 또한 급격히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정책적으로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그는 “대통령께서 교육부를 질책했다는데, 교육부가 속으로는 ‘독박으로 혼났다’라고 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인재 양성은 교육부 혼자만으로 안되고 관련 부처와의 협력과 전략 수립 등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제도는 혁신해야 한다”면서 “더 미루면 교육부는 진짜로 없어질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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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범 서울대 교수는 교육부가 자체적으로 정책을 생산하는 기능이 정지됐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지금까지는 청와대가 지시하면 교육부가 집행하는 역할을 했다”면서 “교육부의 파트너로 교육청과 지자체가 있고 새롭게 만들어진 파트너가 국가교육위원회인데, 이 4개 기본 구조에 국회와 청와대까지 연관돼 있다보니 굉장히 복잡해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교육부 장관이 뭐 하나 추진하려고 해도 여기저기 걸리는 관계들이 복잡하니 만만치가 않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정부가 요구했던 반도체 인력 양성에 대한 부분도 언급했다. 김 교수는 “전국의 대학원 정원은 남아돌고 서울대도 다 (대학원생을) 뽑지를 못한다”면서 “(기업이 요구하는 반도체 인력은) 학부 수준이 아니라 석사 이상의 인력인데, 단지 학부 인원만 늘려서는 할 수가 없다”고 단언했다.
김 교수는 “학부만 졸업한 인력이 많이 나온다고 해도 기업 내 박사급 몇 천명의 인력에 얼마나 도움이 되겠는가”라면서 “포인트를 잘못 잡은 것”이라고 단언했다. 대학원을 통한 고급 인재 양성이 해답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윤 정부의 교육부, 미래 시각도 담아야
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은 원론적인 부분에서 우리 교육이 어떤 부분을 선택해야하는지 주목했다. 이 전 처장은 “교육부가 나서 대학의 정원을 조정하고 지원하는 기존의 정책이 전환돼야 한다”면서 “지역의 필요성에 의해 키워질 교육 중심으로 수요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지원금 등을 과감히 폐지하고 함량 미달 대학은 도태돼 특성 있는 지역 대학만 살아남게 해야한다는 얘기이다.
그는 교육에 있어서도 보다 실용적인 부분을 강조했다. 이 전 처장은 “청년의 일자리를 위한 직업을 우선한 교육이 1단계가 돼야 한다”면서 “지금은 한국에 살아도 미국 회사를 다닐 수 있게 된 시대인데, 청년들이 이런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역량과 지식을 키워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민경찬 국가인재경영연구원 이사장은 “산업 인재 얘기를 지금까지 했는데 이 패러다임에서 더 나아가야 한다”면서 “‘공존과 지속 가능’이 정말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30년 이후에 지구에 인간이 살 수 없을 정도로 오염된다거나 혹은 저출산 문제가 심각해지는 등의 문제는 엄청나게 커질 수 있다”면서 “지금까지 (정부 차원에서) 이런 논의는 별로 없었던 것 같은데, ‘공존과 지속가능한 방향’을 항상 담아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