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전셋값은 전월 대비 0.03% 하락했다. 지난 2012년 9월 상승 전환한 이후 약 63개월 만에 약세로 돌아선 것이다. 서울(0.17%), 세종(0.72%), 광주(0.12%) 등을 제외한 대부분 시도에서 전셋값이 하락세를 보였다.
감정원 관계자는 “서울 도심권이나 학군이 우수한 지역은 실거주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전셋값이 국지적으로 상승세를 보였지만, 대부분 지역은 가을 이사철이 마무리되고 신규 입주물량 증가로 약세를 면치 못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는 역대급 입주 물량이 예고된 만큼 전세값 하락 기조가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43만 9611가구로 지난해(38만 3820가구)보다 14.5%(5만 5791가구)가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분당 등 1기 신도시 입주가 완료된 2000년대 이후로 연간 최대 물량이다.
내년에 입주 물량이 가장 많이 몰린 곳은 경기도다. 올해보다 25.7% 늘어난 16만 1992가구가 집들이를 시작한다. 1990년 이후 경기 지역 최대 물량이다. 이 지역에서는 이미 지난달 화성시와 용인시 등이 동탄2신도시와 기흥역세권을 중심으로 입주 물량이 몰리며 전셋값 하락이 거세지고 있다. 인천도 청라·가정지구 신규 입주가 잇따르며 서구와 동구 등을 중심으로 상승에서 하락세로 전환됐다.
함영진 부동산114 센터장은 “부동산시장 규제 강화와 금리 인상 등 주택시장 규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입주 물량까지 늘면서 경기도 등 일부 지역에 따라 역전세난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무주택자와 내집 마련 수요자들은 잔금을 납부하지 못해 나오는 급전세나 급매물을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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