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태현 기자]미국의 유명 사모펀드(PEF) 블랙스톤이 세계 최대 부동산 제국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블랙스톤은 글로벌 부동산 경기가 되살아나면서 부동산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블랙스톤은 최근 유럽 부동산 시장을 겨냥한 펀드 모집에 나설 방침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최근 112개에 달하는 글로벌 부동산 펀드가 유럽에 상장됐다며 블랙스톤의 유럽 진출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블랙스톤 측은 유럽 부동산 시장 진출에 대해 구체적 언급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토니 제임스 블랙스톤 사장은 지난 7월 실적발표 자리에서 “부동산 경기 회복세가 미국에서 유럽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유럽 부동산 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프리킨은 블랙스톤이 유럽에서 약 50억달러(약 6조원) 규모의 부동산 투자 펀드를 조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만약 블랙스톤이 펀드를 새로 조성하면 블랙스톤 부동산 투자규모는 598억달러에서 648억달러로 크게 늘어난다.
블랙스톤이 부동산 투자규모를 크게 늘리는 이유는 최근 되살아나고 있는 글로벌 부동산 경기 때문이다. 미국과 일본의 양적완화(QE)로 시작된 선진국발(發) 부동산 경기 회복세가 유럽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올해 2분기 전국 163개 주요도시 가운데 87%에 해당하는 142곳의 집값(중간값 기준)이 전년동기 대비 상승했다고 지난 8일 발표했다.
지역별로는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州) 샌프란시스코를 중심으로 집값이 크게 올랐다. 블랙스톤은 지난 3월 캘리포니아주 내 부동산들을 헐값에 사들여 큰 수익을 얻었다. 미 서부 부동산 가격은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 이후 공급과잉으로 급락했다.
블랙스톤은 아시아 부동산 시장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일본과 중국 부동산 투자에 집중하기 위해 총 15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같은 투자에 힘입어 올해 일본 도쿄(東京) 부동산 임대수익률은 전년대비 8% 증가했다. 부동산 가격도 엔화 약세로 1980년대 부동산 버블시기 때의 절반으로 낮아졌다.
한편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등 세계적 투자자들의 부동산 베팅도 늘고 있다. 버크셔 해서웨이 그룹은 지난 18일 220억달러를 투입해 부동산 전문 투자은행 웰스파고의 지분 4억6310만주를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