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남성 50명이 성폭행…공개 재판 세운 프랑스 女에 최고 훈장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강소영 기자I 2025.07.14 08:27:09

수년간 아내 술에 약물 타 의식 잃게 한 남편
인터넷으로 남성들 모집해 성폭행 하도록 사주
“부끄러움은 피의자의 몫” 당당히 싸운 여성에 훈장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남편의 사주로 자신을 성폭행한 남성들을 공개재판에 세워 당당하게 싸운 프랑스 여성이 프랑스 최고 영예의 훈장을 받게 됐다.

자신을 성폭행한 남성 50여명을 공개 재판에 세운 지젤 펠리코가 프랑스 최고 훈장을 받게 됐다. (사진=AFP 연합뉴스)
프랑스 관보는 13일(현지시간) 지젤 펠리코(73)가 레지옹 도뇌르 훈장 중 5등급인 슈발리에(기사) 훈장을 받는다고 밝혔다.

레지옹 도뇌르 훈장은 1802년 나폴레옹 1세가 제정한 것으로, 군공(軍功)이 있거나 프랑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스포츠 등 각 분야에서 공적이 있는 사람에게 수여된다. 최고 등급인 그랑크루아를 포함해 그랑도피시에, 코망되르, 오피시에, 슈발리에 등 5개 등급으로 나뉜다.

지젤은 2011년 7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당시 남편이었던 도미니크 펠리코에 의해 약물에 취해 수십 명의 모르는 남성들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도미니크는 지젤의 술잔에 몰래 진정제 등 약물을 넣어 의식을 잃게 한 뒤 인터넷 채팅으로 모집한 익명의 남성들을 집으로 불러들었다.

수년간 지젤이 의식을 잃은 후에 벌어진 범행이기에 알아차리기 어려웠으나 2020년 도미니크가 동네 한 슈퍼마켓에서 자신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여성들의 치마 속을 불법 촬영하다 붙잡히면서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경찰 수가 결과 도미니크의 컴퓨터에는 약 2만 건이 넘는 음란 사진과 영상 등이 있었는데 여기엔 아내 지젤을 상대로 한 끔찍한 범죄 장면도 담겨 있었다.

지젤의 주변에서는 워낙 민감한 문제이기에 이름과 얼굴을 드러내며 재판에 나서는 것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럼에도 그는 사건의 실체를 상세히 밝히기 위해 지난해 열린 피고인 50명에 대한 1심 재판을 공개로 진행해달라고 요구했다.

재판이 진행되자 이들 중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는 이들도 있었으나 30여 명은 도미니크에 모든 책임을 돌리는 등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기도 했다. 그러자 지젤은 “피고인들이 ‘나는 조종당했다’ 등의 변명을 하는 것을 들었다”며 “그들은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외쳤다.

또한 지젤은 재판 과정에서 “이젠 강간에 대한 인식도 바꿔야 한다”, “부끄러움은 피해자가 아닌 피고인들의 몫이어야 한다” 등 발언으로 성폭행 피해 여성들에게 당당하게 싸울 용기를 심어주는 아이콘이 됐다.

한편 범행을 저지른 남편 도미니크는 지난해 12월 강간 및 강간 사주 혐의로 법정 최고형인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범행을 저지른 남성 49명은 성폭력 혐의 등으로 3∼15년 징역형이 선고됐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