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출은 20% 증가하는데 수입은 34%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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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 내 상품수지는 6억7000만달러 흑자로 2020년 4월(4억9000만달러)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수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이후 최저 수준이다.
수출은 561억3000만달러로 석유제품, 반도체, 철강제품 등을 중심으로 19.8% 증가하며 호조세를 보였지만 수입이 554억6000만달러로 34.4%나 폭증하면서 상품수지 흑자폭이 축소됐다.
1월 우리나라 원유 도입단가가 배럴당 79.1달러로 1년 전보다 무려 51.6% 상승하는 등 유가, 천연가스 등 원자재 수입가격이 폭등한 영향이다. 1월 에너지류 수입액은 181억5000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1년 전에 비해서도 무려 121.8% 증가한 것이다. 원유(75억달러)와 천연가스(63억9000만달러)는 각각 86.9%, 147.4% 증가했다.
서비스 수지 적자폭 축소가 경상수지 흑자폭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됐다. 1월 서비스 수지는 4억5000만달러 적자로 1년 전보다 적자폭이 4억9000만달러 축소됐다. 서비스 수지 내 운송수지가 23억2000만달러로 역대 최대 흑자를 낸 영향이다.
전 세계적으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물류 적체에 화물 운임이 오르고 운송량도 증가, 운송수입이 51억9000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76.5% 오르고 항공화물운임지수인 TAC지수가 상하이 기준으로 94.6% 상승했다.
본원소득수지는 18억8000만달러 흑자로 흑자폭이 6억9000만달러 축소됐다. 배당소득수지 흑자규모가 11억4000만달러로 5억5000만달러 흑자폭이 줄어든 영향이다.
◇ 수입 원재료 가격 폭등 압박 심해질 듯
경상수지 흑자 흐름을 좌우할 상품수지는 당분간 흑자폭이 쪼그라들거나 적자로 전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가 등 에너지 뿐 아니라 곡물 등까지 각종 수입 원재료 가격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유가는 브렌트유 기준으로 한 때 배럴당 139달러까지도 오른 바 있다.
우리나라는 에너지 수입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에 유가 상승 등은 경상수지 흑자폭을 줄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국제금융협회(IIF)가 주요 25개 신흥국을 대상으로 유가가 10달러씩 오를 때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적자 확대폭을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가 레바논 다음으로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추정됐다. 유가가 10달러씩 오르면 GDP대비 경상수지 흑자폭이 0.7%포인트씩 줄어들고 밀값이 톤당 50달러씩 뛰면 경상수지 흑자폭이 0.02%포인트 축소될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한은은 수출이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어 경상수지 흑자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두 달 연속 적자를 보였던 무역수지가 2월엔 8억4000만달러 흑자로 전환됐다.
김영환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통관에서 국제수지로 통계를 조정할 때 유심히 보는 선박 제외 수출이 1월 22.6%, 2월 20.7%로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2월 경상수지 향방을 가늠하긴 어렵지만 (흑자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3월의 경우 1~10일까지 무역수지는 13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액이 14.9% 증가한 반면 유가 상승 등에 수입액이 15.3% 더 증가한 영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