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매병원 재활의학과 정세희 교수 연구팀은 성인 뇌성마비 환자 80명(평균 연령 42.8세)을 대상으로 DEXA(이중에너지 X선 흡수법)를 이용한 근육량 평가 및 악력 측정, 신체기능 평가를 실시해 근감소증을 진단했으며, 건강 관련 삶의 질을 측정하는 EQ-5D 평가 지표 분석을 통해 근감소증 여부에 따른 삶의 질 차이를 비교했다.
연구 결과 전체 뇌성마비 대상자 중 47.9%가 근감소증도 함께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과 연령별 분석으로는, 남성의 경우 40세 미만 환자 중 65.0%, 40대 환자 중 53.8%, 50세 이상 환자 중 77.8%가 근감소증으로 진단되었으며, 여성은 40세 미만 환자 중 20.0%, 40대 환자 중 15.4%, 50세 이상 환자에서는 100%가 근감소증이 진단되었다.
특히 일반인의 근감소증 유병률이 40대에서 남녀 각각 11.5%와 4.8%로 나타난 것과 비교해볼 때, 성인 뇌성마비 환자의 근감소증 유병률은 남성의 경우 정상인의 약 5배, 여성의 경우 정상인의 약 4배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뇌성마비 장애인의 경우 청·장년기부터 근감소증이 발생하기 시작하여 빠르게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함께 조사한 EQ-5D 지표(만점 1점) 역시 근감소증이 있는 경우(0.442점)가 근감소증이 없는 경우(0.634점)에 비해 낮은 점수를 보여 근감소증이 뇌성마비 환자의 건강 관련 삶의 질 악화에도 유의한 영향을 가지는 것으로 판단됐다.
정세희 교수는 “뇌성마비는 운동 기능의 장애로 인해 신체 활동이 제한되어 근감소증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며, “이는 낙상에 의한 골절, 각종 성인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꾸준한 운동 치료와 신체 활동을 통해 근력과 신체 기능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지금까지 뇌성마비라는 질환은 영유아기와 소아기의 치료 및 재활에 초점이 맞추어져 성인 뇌성마비 환자의 건강 문제는 상대적으로 소외되어 온 것이 사실”이라며 “성인 뇌성마비 환자의 건강과 삶의 질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를 예방할 수 있는 의학적·정책적인 관심과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의 재활의학회지 ‘물리의학과 재활(PM&R)’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