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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경화시보에 따르면 청쿵그룹은 보유하고 있던 홍콩 장쥔아오(將軍澳)의 주상복합 ‘로하스파크’를 시세보다 20%나 저렴한 가격에 팔았다. 로하스파크의 740채 집은 9시간 만에 모두 동나버렸다. 청쿵그룹이 로하스파크로 번 돈은 총 43억5000만위안으로, 우리 돈으로 7680억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번 로하스파크 매물은 방 3개가 600만홍콩달러, 4개는 800만홍콩달러에 판매됐다. 방 3개와 4개 주택의 시중 가격은 각각 800만홍콩달러에서 1000만홍콩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카싱의 중국과 홍콩 자산 팔아치우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3년 슈퍼마켓 체인 ‘바이자’에 이어 상하이 오리엔탈파이낸셜센터, 베이징 잉커센터를 잇따라 처분했다. 리카싱의 차남 리처드 리(李澤楷)가 보유하고 있던 홍콩텔레콤 주식 1억1800만주도 모두 팔았다.
2013년 이후 매각한 중국·홍콩 부동산만 130억달러에 이른다. 올해 초에는 사업 개편안을 발표하며 청쿵그룹을 42년 만에 홍콩 증시에서 내렸다. 대신 허치슨왬포아 합병으로 분리된 비부동산 사업체인 시케이허치슨(CKH)홀딩스가 상장하기로 했는데, 이 신규법인은 조세회피처인 영국령 케이맨제도에 등록할 계획이다. 부동산 사업체인 시케이(CK)부동산(프로퍼티)홀딩스는 비상장법인으로 둘 계획이다.
이런 와중에 리카싱은 유럽 자산 사들이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2년간 리카싱은 유럽에 300억달러를 투자했다. 부동산은 물론 인프라 건설·통신·에너지 분야 등에 고르게 투자하고 있다.
리카싱이 중국에서 자산을 팔아치우는 이유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 경제성장률과 부동산 시장 성장 둔화에 따른 대응을 비롯해 후계 구도 사전 정지작업, 그룹 재편 통한 신성장동력 모색 등이다. 일각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껄끄러운 관계도 이유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지난 2012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 당시 시진핑 부주석이 렁춘잉 후보 지지를 당부했지만 리카싱이 거부해 사이가 벌어졌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
자오구어숑(趙國雄) 청쿵그룹 상무이사는 “앞으로 2년간 중국 내륙 부동산 시장이 조정을 겪으며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땅값도 지나치게 비싸 돈을 벌기가 쉽지 않다고 판단해 이에 몇 년 전부터 중국 부동산 투자를 접은 상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