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저축은행 수술]②인수 따른 등급 영향은?

임명규 기자I 2011.01.07 15:05:51

300조가 1조 인수..부실 가능성 적을 듯
인수 저축은행 신용등급 `A-` 이상 상향 전망

마켓in | 이 기사는 01월 07일 14시 35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임명규 기자] 금융지주회사들이 부실화된 저축은행을 인수할 경우 자산건전성에도 어느 정도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장기적으로는 소비자 금융업종을 더욱 과점화시키고 경쟁자수를 줄인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금융지주사의 자산 부실화 가능성이 대두될 수 있다.

다만 예금보험공사 기금을 통해 저축은행의 부실자산을 얼마나 정리해서 인수하느냐에 따라 효과는 다를 수 있다. 크레딧 관점에서는 이번 이슈가 저축은행에게 분명 호재로 작용하겠지만, 금융지주사의 시너지 효과나 자산건전성 문제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 자산 300조 지주사가 1조 저축은행 인수해봤자…

지난해 9월말 기준 4대 금융지주사의 자산은 300조원을 훌쩍 뛰어 넘었다. 우리금융(053000)의 자산이 332조3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KB금융(105560)신한금융(055550)은 각각 329조7000억원, 310조원으로 뒤를 이었다. 하나금융의 자산은 200조원이지만, 외환은행(116조원) 인수에 성공하면 자산이 316조원대로 불어날 전망이다.

저축은행 중에는 솔로몬저축은행(007800)이 자산 5조원을 기록 중이고, 토마토저축은행과 부산저축은행 등이 4조원대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크레딧 시장에서는 자산이 풍부한 금융지주사들이 저축은행 한 곳 정도 인수하더라도 자산건전성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한 자산운용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솔로몬 등 대형사들은 아직 당국이 강제로 조치를 취할만큼 망가지지 않아서 개입하기 어렵고, 대주주들이 팔려고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대형 저축은행의 경우 자산 5000억원에서 1조원 사이인데, 금융지주사 입장에서는 큰 부담을 느끼지 않고 금융당국에 생색내기에도 적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현재 저축은행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문제는 저가의 인수대금으로 보상받을 수 있고, 신규 유상증자로 자산을 클린화하는 방식도 가능하기 때문에 실제로 금융지주사가 받을 타격은 적어질 것"이라며 "협상 과정에 따라 다르겠지만 인수가격이 굉장히 싸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 신용등급 영향은..저축은행 `Up`, 지주사 `Stay`

금융지주사가 인수하게 될 저축은행은 든든한 지원배경을 바탕으로 향후 신용등급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반면 금융지주사들은 신용등급 AAA급의 탄탄한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에 저축은행을 인수하더라도 등급에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 신용평가회사 연구원은 "현재 저축은행은 자산가능성이 악화되고, 지원받을 방법도 마땅치 않아 등급이 하향되는 추세"라며 "금융지주사의 AAA급 지원을 받으면 기존 등급을 회복할 뿐만 아니라 더욱 상향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증권사 크레딧 관계자도 "저축은행 중 신용등급이 좋은 곳은 `A-` 정도인데, 금융지주가 인수하는 곳은 그보다는 더 올라갈 수 있다"며 "금융지주사의 경우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신평사 관계자는 "KB금융을 제외하고는 모두 캐피탈사를 두고 있는데, 저축은행의 영업과 상당부분 겹치게 된다"며 "인수로 인해 시너지 효과를 누리기 어렵고, 캐피탈 업종만 위축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그는 "현재 지주회사들의 자산건전성이 모두 양호한 상태이기 때문에 저축은행을 인수하더라도 현재 등급이 변동될 가능성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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