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편집부] 남편에게 독극물을 먹인 아내가 낸 이혼 청구가 법원에서 받아들여졌다.
법원은 강압과 폭압으로 시달리다가 남편을 독극물을 먹여 살해하려고 해 살인미수 혐의로 형사입건까지 된 아내의 이혼청구 신청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남편의 폭언과 폭행, 무시와 모욕, 아내가 남편에게 농약을 먹인 사건 등 혼인관게가 더 이상 회독되기 어려운 정도로 파탄됐다” 며 “두 사람은 이혼하고 남편은 아내에게 재산분할로 13억 5000만원을 지급하라” 고 판결했다.
또 관계파탄의 귀책사유가 농약을 먹인 아내에게 있어 청구를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남편의 주장에 대해서는 "아내의 행위는 남편의 독선적인 태도, 지나친 구속 등으로 유발된 것“ 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혼을 거부하면서도 아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얼마나 힘들어하고 있는지는 관심을 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춰볼 때 주된 책임이 아내에만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두 사람은 1979년에 혼인했으며 결혼 이후 내내 남편의 일방적인 경제권 행사와 폭언 폭행, 인격적 모욕 등의 이유로 90년대 중반부터 아예 각방을 써왔다.
그러던 중 아내는 2005년 술에 취한 남편이 욕설을 뱉으며 물을 달라고 하자 방역용 농약을 갖다 줬고 이 때문에 살인미수 혐의로 입건됐다. 그러나 남편이 수사기관에 선처를 요청하는 바람에 기소유예 처분으로 풀려났다.
이에 많은 네티즌들은 “결혼생활 내내 계속되는 폭행과 폭언, 모욕.. 그것도 간접살인이다. 살인미수 전에 이미 남편이 간접살인을 했다고 본다” “가정파탄의 문제가 이제 극단적으로 가는 것 같아 씁쓸하다” “내가 생각해도 이혼해서 따로 사는게 낫겠다” “소유와 집착이 만들어낸 참사”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또 “부부사이에 일은 부부만 아는 법이다” “남편책임으로만 너무 몰고 가는 것 같은데, 독극물을 먹이려고 한 부인도 엄연히 잘못이 있다” “부인이나 남편이나 둘 다 불쌍하다” 등 지나친 마녀사냥은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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