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효석 기자] 방송통신위원회는 26일 SK텔레콤이 일부 반납한 주파수 800MHz 대역과 900MHz 대역을 KT와 LG텔레콤에게 할당키로 했다. 또 LG텔레콤이 반납한 2.1GHz 대역은 SK텔레콤에 주기로 했다.
특히 경쟁이 붙었던 800/900MNz 대역에서 KT의 평가점수를 LG텔레콤에 비해 높게 인정, KT가 우선 선택권을 갖게 됐다.
도대체 주파수가 뭐길래 통신사업자들이 이토록 치열한 경쟁을 펼칠까. 또 800/900MHz 대역은 무엇이고, 2.1GHz 대역은 무엇일까.
◇왜 `황금주파수`라 불리나
정유업체가 사업하기 위해선 안정적인 원유공급이 이뤄져야 한다. 만약 원유공급이 끊기면 사업이 이뤄질 수 없다.
통신사에게 주파수는 정유업체의 원유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원유는 공급선을 달리해 받을 수도 있지만, 주파수는 국가가 관리하는 한정된 자원이기 때문이다. 특히 주파수는 한번 할당 받으면 10년까지도 독점 사용권을 가지게 돼 통신사에겐 미래사업의 밑천이 되는 셈이다.
또 주파수는 대역마다 효율성이 다르다. 때문에 어느 대역의 주파수를 할당받느냐에 따라 투자금액이 많거나 줄어들 수 있다. 기술적 우위도 선점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저대역 주파수라 불리우는 700/800/900MHz 대역은 고대역 주파수에 비해 효율적이다. 저대역은 건물 등 장애물을 통과하는 특성이 우월하다. 때문에 고대역 주파수를 가진 사업자가 저대역 주파수를 가진 사업자와 비슷한 통화품질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기지국 등 많은 설비투자를 해야만 한다.
업계 관계자는 "800·900MHz 대역에 비해 2.1GHz 대역은 주파수 도달거리가 절반 밖에 안된다"면서 "주파수 운영·장비설치 비용이 30% 이상 더 들어가게 되는 것이므로, 사업자 입장에선 800·900MHz 대역의 저주파수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현재 700MHz 대역은 아날로그 방송용, 900MHz 대역은 라디오·군 등 공공용으로 사용중이다. 800MHz 대역은 통신사중 SK텔레콤이 유일하게 사용중이다. 그래서 800MHz 대역을 `황금주파수`라고 부른다. 여기서 KT·LG텔레콤이 저대역 주파수를 왜 애써 받으려 하는지 답이 나온다. 디지털TV 전환으로 생겨날 700MHz대역 주파수 활용계획은 2011년말까지 수립된다.
◇황금주파수, 누구에게 얼마나 주어지나
그동안 SK텔레콤이 독점 사용중인 황금주파수를 나눠야 한다는 논란은 끝이 없었다.
때문에 방통위는 SK텔레콤의 800MHz 대역 사용기한이 만료되는 내년 6월을 기점으로 일부를 회수·재배치 하기로 결정했다. SK텔레콤은 800MHz 대역중 50MHz 폭을 사용중이다. 이중 30MHz 대역은 기존 SK텔레콤의 2세대(G) 사용자를 위해 내년 재할당하고, 나머지 20MHz 대역은 회수해 다른 사업자에게 나눠주기로 한 것이다.
이번에 방통위가 주파수 할당대상으로 포함시킨 저대역 주파수는 SK텔레콤이 반납할 800MHz 대역중 20MHz 폭과 공공용으로 사용중인 900MHz 대역중 20MHz 폭이다.
그렇다면 이번 방통위 주파수 할당심사에서 LG텔레콤에 비해 우선선택권을 가진 KT는 800MHz 대역과 900MHz 대역중 어떤 것을 선택할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KT가 800MHz 대역을 선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파수 특성상 800MHz와 900MHz는 특별한 차이는 없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800MHz가 선택의 우위에 있다. 800MHz 대역은 SK텔레콤이 사용한 주파수로서 이미 검증됐다.
특히 단말기 수급 등 측면에선 800MHz가 900MHz에 비해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이렇게 되면 내년 7월부터는 800MHz 대역은 SK텔레콤(017670)과 KT(030200)가, 900MHz 대역은 LG텔레콤(032640)이 각각 나눠쓰게 될 전망이다. 각 사업자들은 배분된 주파수 효율성에 맞는 미래 사업전략을 새롭게 짜게 된다.
800·9800㎒대역의 이용기간을 2011년 7월1일부터 10년이다. 2.1㎓대역은 올해 6월부터 기존 2.1㎓대역의 이용기간 만료일인 2016년 12월3일까지 약 6년 반 정도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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