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WTO에 전문가그룹 구성 요청…美 IRA 분쟁 본격화

이명철 기자I 2024.07.16 10:20:29

中, WTO에 제소했으나 美와 합의 불발…후속 조치
中 상무부 “IRA가 보조금 차별, WTO 규칙 위반해”
中 관영 매체 “IRA 분쟁, 소송 단계 공식 진입한 것”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에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분쟁을 해결해달라며 전문가 그룹 설립을 요청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관련해 WTO에 제소했던 중국은 이번 요구에 따라 IRA에 대한 분쟁이 본격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분쟁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향후 보복 무역 조치 등 갈등이 격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 광시성 류저의 한 거리에서 전기차가 지나가고 있다. (사진=AFP)


16일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상무부는 지난 15일 IRA에 따른 신에너지차 자동차에 대한 보조금 문제와 관련해 미국과 협의에 실패하자 WTO에 전문가 그룹 구성을 요청했다.

중국은 지난 3월 26일 미국의 IRA가 전기차에 대한 차별적인 보조금 정책을 마련했다며 WTO에 제소한 바 있다.

WTO의 분쟁 해결 원칙에 따라 제소를 하게 되면 당사자는 최소 60일간 협의를 거치게 된다. 중국은 3월 제소 후에도 미국과 협의가 이뤄지지 않자 다음 단계로 전문가 그룹 구성을 요청한 것이다.

중국 상무부 측은 “미국의 IRA는 보조금 지급을 전제로 미국 등 특정 지역 제품을 사용하고 중국 등 WTO 회원국의 제품을 배제하며 인위적으로 무역 장벽을 설정하고 녹색 에너지 전환 비용을 높인다”며 “중국은 소송 절차를 단호하게 진행해 WTO 중심의 다자간 무역 체제의 권위와 효율성을 수호하고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국제 공동 노력을 수호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번 조치가 중국의 대(對) IRA 분쟁 사건이 공식적으로 소송 단계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IRA와 관련한 협의가 무산되고 법에 따라 잘잘못을 따지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신화는 미국이 IRA를 통해 친환경차·제품에 대한 차별적 보조금 정책을 통해 중국과 기타 WTO 회원국을 배제하는 것은 차별적이고 보호주의적이라며 글로벌 공급망을 혼란시키고 공정한 경쟁 환경을 파괴한다고 지적했다.

IRA에 따른 차별적 보조금 정책은 명백하게 WTO의 규칙을 위반하고 있어 중국은 미국과 관련 소송에서 법적인 우위를 갖고 있다고도 자신감을 나타냈다.

국립세계개방연구원 및 국제경영경제대학 로스쿨의 지원화 교수는 신화에 “WTO 규칙이든 법리든 환경 보호에 대한 예외 적용이 자의적이어선 안된다”며 “미국이 기후 변화 조치라는 점을 강조하려 해도 WTO 규정을 무시하고 파괴하는 본질을 바꿀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 상무부는 “중국은 WTO 회원국이 WTO 규칙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산업 보조금을 시행하고 녹색 에너지 전환을 지원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며 “미국이 WTO 규칙을 준수하고 기후 변화에 대한 국제 협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산업 정책을 남용하는 것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