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박근혜 대통령의 충북 제천 출신 이원종(사진) 신임 대통령비서실장 임명을 두고 정치권에선 ‘충청 대망론’이 회자됐다. 충남 공주 출신의 정진석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에 이어 청와대 2인자인 비서실장 자리까지 충청 출신이 꿰차면서다.
이 실장은 즉각 선을 그었다. 그는 이날 오후 비서실장 임명 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반 총장을 만난 지) 오래됐다. (반 총장이 청와대) 수석을 하실 때 부부 모임으로 청와대 초청을 받아 식사하는데 옆 자리에 있었다”고 말했다. 한 기자가 ‘(두 분 사이가) 와전된 게 많다’고 하자, 이 실장은 “그런 걸 바로잡아주시는 게 언론이 할 일”이라며 웃었다.
이와 관련,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 실장은 ‘권력 실세’와는 거리가 멀고 당내 어느 계파에도 속하지 않았다”며 “평생 나라를 위해 일해온 정통 관료를 ‘대망론’이나 부추길 인물로 보는 건 궤변으로, 충청 출신이란 점에서 오히려 ‘화합형’ 인물로 봐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현 정부 들어 충청 출신 인사가 비서실장의 자리에 오른 건 처음이다. 허태열(경남 고성), 김기춘(경남 거제), 이병기(서울) 등으로 영남·수도권 인사가 주로 중용됐다. 이 실장은 심대평 지방자치발전위원장과 함께 충청권 국무총리 후보로도 꾸준히 하마평에 올랐던 인물이기도 하다.
이 실장은 향후 박 대통령의 임기 막바지 ‘안정적 국정운영’에 최적화된 비서라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이 실장은 ‘행정의 달인’으로 불린다. 1966년 박정희 정권에서 공직에 입문해 노태우 정부 때인 1991년 대통령비서실 내무행정비서관을 지냈고, 이듬해에는 관선 충북지사(제26대), 1993년엔 관선 서울시장(제27대)을 역임했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사고로 서울시장직에서 물러난 뒤 청주 서원대학교 총장직을 수행했다.
박 대통령 취임 후 ‘고령 비서실장론’도 이어가게 됐다. 허태열·이병기 실장은 68세, 김기춘·이원종 실장은 74세에 취임했다.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류우익(58세)·정정길(66세)·임태희(54세)·하금열(62세) 실장에 비해 평균연령이 10살 이상 많다.
이 실장은 취임 일성으로 “앞으로 제일 먼저 비서실의 힘을 하나로 합쳐 박 대통령께서 최적의 의사결정을 하실 수 있게 보좌해 드리고 원활하게 국정을 펼쳐나가실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드리는데에도 역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대통령께서 지향하는 희망의 새 시대, 국민이 행복한 시대를 만들어가는데 일조가 됐으면 한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