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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원유 파동, SK-현대 영향 `미미`‥고유가는 `우려`

김현아 기자I 2012.05.16 14:38:46

미국 국방수권법, EU 보험 중단으로 이란 원유 수입중단 위기
SK-현대, 수입선 다변화 가능..비용은 증가될 듯
중동 정세 악화로 국제유가 인상 우려 증폭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오는 7월 이란산 원유의 수입 중단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설사 수입이 중단돼도 정유사엔 별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기름값 인상을 부채질할 우려는 큰 것으로 나타났다.

7월 위기설이 나오는 이유는 ▲이란에서 석유를 수입하면 미국의 금융기관과 거래할 수 없는 `국방수권법` 예외인정 여부가 6월 28일 정해지고 ▲유럽연합(EU)이 7월 1일부터 이란산 원유를 수송하는 모든 운송수단에 보험 제공을 중단키로 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란산 원유 단계별 감축안'을 무기로 미국 및 유럽과 협상중이나, 이란 원유 수입이 전면 중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SK-현대, 수입선 다변화 가능..이란서 수입 줄고 있어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정유사는 SK에너지(096770)와 현대오일뱅크. SK가 전체 원유 수입량의 10%를, 현대가 20~30% 정도를 수입한다. 이는 국내전체 수입량의 9% 정도. 지난해 총 원유 수입량 9억2676만 배럴 가운데 이란으로부터 8714만 배럴을 수입했다.

양사는 정부의 협상결과에 따라 수입선 다변화를 검토중이다. SK 관계자는 "최악의 경우 이란산 원유 수입이 금지돼도 다른 곳으로 대체가능해 공장 가동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두 회사는 국제사회의 대이란 제재가 본격화되면서, 이란 수입 물량을 줄이고 있다.

석유공사에 따르면 올 1~3월 이란에서 수입된 원유는 1773만 배럴로, 지난 해 1~3월 수입량(2280만 배럴)보다 30% 가까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에서 수입하는 원유량이 10~40%까지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정유업계 고위 관계자는 "이란산 원유를 사우디나 쿠웨이트로 돌려서 수입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 "각사 계약 내용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이란산 원유의 단가가 더 싼 편이고 각 공장의 설비를 (원유에 맞게) 효율화하는 데 일부 비용이 들 수 있지만 큰 리스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란발 기름값 인상 우려

이란산 원유 수입이 전면 중단돼도 SK에너지나 현대오일뱅크의 공장가동이 멈출 우려는 없지만, 국내 휘발유 가격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

16일 현재 전국 휘발유 가격은 2040.57원으로, 1월 5일부터 4월 18일 2062.55원으로 최고점을 기록한 뒤 4월 22일부터 내림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유럽 재정불안 등에 따라 싱가포르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란제재가 본격화될 경우 중동지역 정정 불안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해 국내 기름값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지경부 석유산업과 관계자는 "이란산 원유 수입 중단 자체 보다는 이란발 악재로 국제 원유 가격과 석유제품 가격이 급등하고 이 때문에 국내 휘발유 가격이 오를 우려에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주협력과 관계자는 "비석유제품의 경우 원화결제하는 방식으로 미국의 이란제재에서 예외를 인정받았는데, 석유제품은 6월 28일 결정된다"면서 "미국과 협상이 잘 되면 EU와의 협상에도 긍정적 효과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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