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대웅 기자] NH투자증권이 또다시 현대그룹의 구세주로 등장했다.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 사업자가 되기 위한 자본확충을 위해 현대증권이 실시한 유상증자에서 실권주가 대거 발생하며 자기자본요건을 채우지 못하자, NH투자증권이 인수에 나서기로 한 것.
NH증권은 1년 전에도 현대그룹 계열사인 현대엘리베이터로부터 현대상선 실권주를 인수한 바 있어 눈길을 끌었다. 위기 때마다 현대그룹 계열사들에 백기사를 자처하고 나서자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전일 NH투자증권(016420)은 현대증권의 유상증자 실권주 1121만4421주(4.67%)를 953억원에 취득키로 결정, 자기자본 3조원을 맞추지 못할 뻔한 현대증권을 위기에서 구했다.
1년 전인 작년 12월에도 NH투자증권은 현대엘리베이터를 위기에서 구해준 적이 있다. 당시 NH증권은 대신증권과 함께 현대상선 지분 4.1%를 인수키로 결정, 우호지분 확보에 도움을 줬다.
이와관련, 업계에서는 투자배경이 따로 있지 않겠느냐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자기자본의 16.9%에 달하는 거금을 동종업계 타사에 선뜻 투자하기는 쉽지 않은 만큼, NH투자증권과 현대그룹 간의 모종의 합의가 있었을 거란 관측이다.
하지만 NH투자증권 측은 두 차례 모두 단순 투자 목적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현대 측으로부터의 요청이나 사전 협의는 없었다"며 "연간 6.5%라는 배당과 시세차익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이번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NH증권의 계산법으로 따지면, 단순투자 목적으로 봐도 손해날 장사가 아니므로 충분히 가능성 있는 투자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NH투자증권이 1년 전 유사한 결정을 했을 시 여러 조건이 붙으며 리스크를 최소화했었다. 당시 현대엘리베이터로부터 현대상선 실권주를 586억원을 들여 인수했다. 계약기간 2년에 보장수익률 연 7.5%, 만기시 손실 땐 보전해 주기로 한 옵션이 붙은 것.
이번 계약 역시 연간 6.5%의 배당 수익을 확정짓고 있어, 이정도의 조건이면 이득 보는 장사가 아니냐는 분석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공교롭게 1년 단위로 현대그룹 계열사 실권주를 대규모로 사들이게 됐지만 인수 조건이 양호해 내린 결정일 뿐 각각의 사안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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