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원정희 기자] 현대차(005380)그룹의 나이 많은 고참 임원들이 잇따라 자리에서 물러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최근 물러난 임원들의 사퇴 이유는 대부분 '일신상의 사유'였을 뿐 세상에 알려진 특별한 과오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오히려 업무에 있어선 호의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퇴진한 임원 모두 60대라는 점은 향후 정의선(41세) 부회장 체제를 염두에 둔 그룹의 점진적인 세대교체 차원이라는 해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현대건설 인수에 공을 세운 현대엠코 조위건 사장(65)도 사표를 낸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일신상의 사유라는 정도만 알고 있다"며 "60대 중후반이어서 이번 현대건설 인수가 사실상 마지막 임무로 여겨진 듯 하다"고도 말했다.
앞서 이현순 현대차그룹 연구개발총괄본부 담당 부회장(61)도 지난달 갑작스레 사임했다. 그 자리엔 연구개발총괄본부 양웅철 사장(57)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옮겨갔다.
지난 연말엔 이여성 현대로템 부회장(61)이 일선에서 물러났다.
최근 자리에서 물러난 임원들 모두 60세를 넘겼다. 이제 그룹 부회장단 13명 가운데 만 60세를 넘긴 임원은 2명에 불과하다. 50대 임원들이 그룹 부회장단의 주축을 이루게 된 셈이다.
그룹사 한 임원은 "60세를 넘긴 임원들이 퇴진하는 분위기는 어제오늘 이야기는 아니다"며 "다만 최근 가속화되고 있어 점진적으로 세대교체를 이루려는 듯 하다"고 말했다.
앞으로 그룹 경영권을 이어받을 정의선 부회장의 젊은 나이를 감안해 함께 호흡을 맞출 젊은 세대들을 중용하는 동시에 조직에 활력도 불어넣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재계 한 관계자도 "지난 1999년 옛 현대그룹의 계열분리 후 정몽구 회장이 현대차그룹을 맡았던 당시 함께 했던 1세대들이 10여년이 지나면서 50대 후반에서 60대를 넘어섰다"며 "이들이 퇴진하면서 자연스레 정의선 체제를 위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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