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LG 통신부문 구조조정안 현실성 있나-전문가반응

김기성 기자I 2001.02.27 15:24:45
"LG의 희망사항인가. 현실성 있는 대안인가" 박운서 데이콤 신임 부회장이 LG그룹의 통신부문 구조조정안을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데이콤 하나로통신 등 유선통신사 보유 지분은 SK텔레콤에, 무선통신인 LG텔레콤은 포철에 넘기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게 그 내용이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LG의 발표대로 매각할 수 있다면 호재인 것은 분명하지만 "LG의 희망사항이 담겨있다"는 것이 공통된 답변이다. 시장 원리에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매각 상대자로 거론된 SK텔레콤과 포철도 "관심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만약 박 부회장의 희망대로 결과가 나타난다면 포항제철 SK텔레콤 등은 부정적인 효과가, 데이콤 하나로통신 등은 긍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서용원 현대증권 수석연구원 = 아직 정확한 상황은 모르겠지만 희망사항이 많이 담겨있다. 팔사람은 있는데 살사람은 없는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일단 SK텔레콤 입장에서는 파워콤을 제외하고 군침을 흘릴 만한 유선통신업체는 없다. 따라서 LG의 희망대로 SK텔레콤이 반응하기 힘들 것이다. 또 그동안 IMT-2000 동기식사업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누누히 밝힌 포철이 LG텔레콤을 사들인 다는 것도 아이러니하다. 포철이 IMT-2000 동기식 사업에 참여할 경우라는 전제조건이 무의미하다. ◇민경세 대우증권 연구위원 = 데이콤측이 그렇게까지 입장을 밝힐 정도라면 SK텔레콤과는 어느 정도 얘기가 됐는지는 모르지만 여전히 결과는 지켜봐야할 상황이다. 만약 데이콤의 뜻대로 진행된다면 적자사업부문을 떨어낸 데이콤이나 하나로통신 입장에선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유선을 강화한다고 해도 과연 SK텔레콤이 이들을 인수할지는 의문이 남는다. 포항제철도 동기식 IMT-2000사업에 참여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상황에서 LG텔레콤을 인수하려들지 궁금하다. ◇정승교 LG증권 연구위원 = 데이콤 한쪽의 얘기인데다 포철과 SK텔레콤의 입장을 듣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언급할 처지가 못된다. 아직은 데이콤측의 희망사항일 가능성이 있다. 특히 포철의 경우엔 유상부 회장까지 나서 동기식 IMT-2000사업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공식입장을 밝힌 상황이고, SK텔레콤 역시 파워콤은 물론이고 하나로통신의 지분을 추가로 인수하지 않겠다는 점을 누누히 밝혀왔다. 또 SK텔레콤의 경우엔 비동기식 IM-2000사업과 IS95C에 전력해 기업가치를 높여야할 상황이기도 하다. 만약 데이콤측의 희망대로 결과가 나타난다면 포항제철과 SK텔레콤의 주가는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데이콤의 시외전환 사업부문이 적자사업부문인데다 동기식 IMT-2000사업의 사업성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양종인 동원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 데이콤의 발표대로 이뤄진다면 하나로통신이 최대의 수혜를 입을 것이며 데이콤에도 긍정적이다. 하나로는 SKT 6.13%, LG화재를 제외한 LG측 13% 등 20%에 달하는 지분을 자금력 있는 SKT가 보유하게돼 그동안 회사에 대한 우려감이 줄어들 것이다. 데이콤도 시외전화 부분 매각가격과 상관없이 긍정적이다. 그러나 LG텔레콤은 포철에 넘어간다해도 동기식을 한다면 역시 사업성이 문제가 있고 비동기식을 한다해도 전망이 밝은 것은 아니다. 매각가치로 접근해야 한다. 이와는 별도로 데이콤의 발표가 상대편과 협의가 된 사항인지가 관건이다. 그동안 LG측의 일방적인 발표가 많았다. ◇반영원 굿모닝증권 연구위원 = LG로서는 매각할 수만 있다면 좋다. 매각가격이 얼마가 될 지 모르지만 LG는 액면가로 지분 참여했기 때문에 이 밑으로만 팔지 않으면 손해가 없다. 데이콤, 하나로통신, LG텔레콤의 지분을 팔고 난 다음에 어디에 투자할 지를 떠나서 경쟁력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이같은 방안은 LG측의 희망사항으로 보이며 실제로 매각이 성사될 지는 불투명하다. SK텔레콤은 파워콤 지분 인수에 참여하지 않은 것을 비롯해 유선사업에 진출할 생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포철도 IMT-2000 동기식 사업에 투자해 봐야 비전이 없다. 게다가 데이콤 시외전화와 하나로통신, LG텔레콤은 현재 모두 적자사업이다. 물론 SK텔레콤과 포철의 전략이 바뀔 수도 있지만 실익이 없는 사업에 투자할 것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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