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행사에 외교 수장이 참석해 정상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10년전 베이징에서 열린 수교 20주년 행사에는 차기 지도자로 사실상 내정됐던 시진핑 당시 국가부주석이 주빈으로 참석했다. 행사 장소도 베이징의 대표 건물(랜드마크) 중 하나인 궈마오(國貿) 중국대반점(中國大飯店,중궈따판뎬)에서 인민대회당으로 급히 옮겼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행사에는 부장급(장관급) 8명을 비롯한 중국측 인사 200여명이 참석했다. 중국의 차기 지도부가 한중관계를 중시하고 있음을 강하게 보여줬다.
올해는 깜짝 손님이 없는 한 왕 부장이 참석할 전망이다. 최근 한중 간 긴장관계가 지속되는 상황인 만큼 주빈의 20주년 때보다 ‘급’이 낮아진데 대해 아쉽다는 평가도 나온다. 양국 관계 악화 속에 정상급 등장이 필요하다는 의미에서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5년 6월 한일수교 50주년을 앞두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으로 한일 갈등이 최고조로 치달았다. 하지만 막판 물밑 협상을 통해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서울에서, 아베 신조 총리는 도쿄에서 각각 상대국 대사관이 주최한 공식 행사에 참석하며 우의를 다지는 계기를 마련했다.
물론 올해는 코로나19라는 특수상황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 주석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홍콩을 제외하고선 본토 밖을 벗어난 적 없으며 중국 지도부가 국제 행사에 참석하는 것도 드물게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은 과거 수교 정주년 행사마다 대체로 부총리급 인사를 보낸 만큼 국무위원이기도 한 왕 부장이 참석하는 것이 관례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란 평가다. 올해 행사가 열리는 장소는 댜오위타이 17호각으로 1992년 8월 24일 한중수교 서명식이 열린 곳이다.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이 코로나19 방역을 워낙 중시하는 만큼 지도자들의 움직임이 상당히 엄격하게 제한되어있다”며 “수교 20주년과 단순하게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