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로부터 공식 은행업 인가를 받은 유일한 `크립토 뱅크(가상자산 전문은행)`인 실버게이트 은행의 지주사인 실버게이트 캐피탈(SI)이 월가 투자은행의 호평을 등에 업고 주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4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에서 거래된 실버게이트 주가는 전일대비 7.18%나 오른 102.6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올 들어 30% 이상 주가가 하락하고 있지만, 지난달 초 50달러까지 내려가 52주 신저가를 찍은 뒤엔 한 달 만에 100% 넘는 오름세를 타고 있다.
이날 실버게이트에 대한 기업 분석을 처음 개시한 마크 팔머 BTIG 애널리스트는 실버게이트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Buy)`와 목표주가 135달러를 제시했다. 현 주가대비 30% 정도 추가 상승여력이 있는 셈이다.
보고서에서 팔머 애널리스트는 시장 예상치보다 좋았던 실버게이트의 2분기(4~6월) 실적에 대해 높이 평가하면서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앞서 실버게이트는 2분기 매출액이 7976만달러, 일회성 이익과 비용 등을 제외한 조정 주당순이익(EPS)이 1.13달러라고 밝혔다. 이는 각각 시장 전망치보다 944만달러, 0.28달러 높은 것으로, 이에 월가에선 3분기에도 실적이 더 개선돼 매출액 9966만달러, 조정 EPS 1.37달러를 각각 전망하고 있다.
팔머 애널리스트는 이 같은 실버게이트의 2분기 실적을 두고 “가상자산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서도 버틸 수 있는 안정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가졌다”고 평가했다. 실제 4월을 4만6000달러 수준에서 시작한 비트코인은 6월말 1만9000달러대까지 떨어지며 불과 석 달 사이에만 68% 가까이 추락했었다. 이 와중에 매출과 EPS 모두 증가세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 놀라움을 표시한 것.
그러면서 그는 “이런 실적을 감안하면 이 회사 주가는 너무 저평가됐다고 본다”면서 “특히 하반기 말 쯤에 실버게이트는 새로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를 통해 회사 매출과 이익 성장세에는 더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새로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은 사실상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예금(기관들의 예치 자금)을 늘리는 새로운 재원이 될 것이며, 이는 회사 실적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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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실버게이트는 `SEN(실버게이트 익스체인지 네트워크)`이라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는 은행 계좌에 있는 달러를 가상자산 거래소로 송금해주는 것으로, 코인베이스나 FTX 등과 같은 거래소는 물론이고 코인에 투자하는 기업이나 기관투자가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거래소는 개인 투자자 고객들이 달러를 입출금하고 코인을 거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 때 SEN을 이용하는 기관은 예금 형태로 가상자산을 예치하는데, 이에 지급하는 이자가 거의 없어 매우 낮은 조달금리로 대출을 실행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은 이런 재원을 더 늘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팔머 애널리스트는 “실버게이트의 기존 사업에 대한 평가는 물론이고 재무제표를 키울 수 있는 능력과 기관투자가들의 가상자산 투자 확대에 따른 이익 증대 등을 볼 때 전망이 밝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상자산에 투자하려는 사람이라면 사전에 실버게이트 주식에 투자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BTIG뿐만 아니라 다른 월가 투자은행들도 실버게이트에 대해 긍정적 전망을 하기도 한다. SA의 퀀트 레이팅은 ‘보유(Hold)’ 의견을 내놓고 있지만, 지난달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실버게이트에 대해 ‘매수’ 의견을 주면서 “디지털 자산 예금 성장세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