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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특허 전쟁이라 불린 삼성과 애플 사이 코드 분할 다원접속(CDMA) 관련 표준특허 및 디자인 특허 침해를 이유로 한 쌍방 ITC 제소 건이 전 세계 관심을 집중시키면서 ITC는 우리나라 일반 국민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이름이 됐다.
미(美) ITC 역사는 100년이 넘는다. 전신인 관세위원회를 설립한 법률은 1916년 9월 서명됐다. ITC는 본래 6명의 위원이 이끄는데, 지금은 한 명이 공석 중이어서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대통령이 지명하고 미 상원에 의해 확인을 받는다. 동일한 정당 출신 위원은 3명 이하를 유지해야 한다. 현재 3명의 민주당원과 2명의 공화당원이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104년 역사’ 美 ITC…민주당 3명·공화당 2명 구성돼
ITC 의장과 부의장은 임기 2년으로 서로 다른 정당 출신이어야 하며 의장은 이전 의장과 같은 당 출신이 될 수 없다. 약 365명으로 구성된 ITC 직원에는 국제 무역 분석가(특정 산업 분야 조사자·전문가), 국제 경제학자, 변호사 및 기술 지원 담당자가 포함된다.
콜로라도 주 민주당원인 제이슨 커언스 위원이 지난 2017년 6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오는 2022년 6월까지 ITC 의장으로 지명됐다. 버지니아 주 공화당원 랜돌프 스테이인 위원이 부의장이다. 이 외에 텍사스 공화당 데이비드 요한슨 위원과 미주리 민주당 론다 슈나틀린 위원, 워싱턴 민주당 에이미 카펠 위원 등이 활동하고 있다.
ITC 절차는 미국 관세법에 규정돼 있다. 미국 관세법 위반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물품의 미국 내 수입 △수입된 물품의 미국 지적 재산권 침해 △대상 물품과 연관된 미국의 국내 산업 등 3가지 요건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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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C가 조사를 개시하기로 결정한 사건은 ITC에 소속된 행정판사에 배당되고 행정판사가 조사를 주도하게 된다.
ITC 행정판사의 예비판정에 대해 당사자가 위원회 검토를 요청하지 않으면 예비판정이 위원회의 최종판정으로 확정된다. 그러나 당사자가 예비판정 후 12일 이내에 위원회 검토를 요청하고 위원회의 5~6명 위원 중 1인이라도 검토 요청에 동의하면 검토가 이뤄진다.
메디톡스와 엘러간이 지난해 1월 대웅제약과 에볼루스를 ITC에 제소하면서 시작된 이번 사건은 ITC 행정판사가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10년간 수입 금지 명령’을 권고했는데, 대웅제약 측이 앞으로 12일 내에 위원회의 최종 검토를 요청하면 오는 11월 최종판정까지 양측의 공방은 계속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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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이상 메디톡스-대웅제약 절차적 합의 없어”
ITC 위원회는 예비판정에 대해 지지, 파기, 변경, 무효 또는 환송 등의 ‘최종’ 결정을 내릴 수 있으며 위원회 결정에 대해 이의가 있는 당사자는 14일 이내에 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할 수 있다. 특히 ITC의 최종판정으로 인해 불리한 영향을 받은 자는 누구라도 최종판정 이후 60일 이내에 미국 연방항소법원에 항소할 수 있다.
위원회 결정이 내려지면 해당 결정은 대통령에게 전달되고 실무적으로는 대통령의 위임을 받은 미국 무역대표부에 의해 ITC 최종판정에 대한 검토가 이뤄진다. 이 때 대통령이 위원회에 거부의사를 통지하면 통지일부터 위원회의 판정 및 수입배제명령 등 관련 구제조치는 그 효력을 상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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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가 시작된 ITC 절차는 예비판정에 이르기 전 종종 합의로 분쟁이 해결된다. 하지만 화해가 성립되지 않았을 경우 ITC는 금전적인 손해배상 판정을 내리지 않고, 법원 소송의 금지명령에 해당하는 수입배제명령, 중지명령 등을 조치할 수 있다.
대형 로펌의 한 국제중재 전문변호사는 “ITC가 조사를 개시하면 사건을 맡게 된 행정판사가 양 당사자 대리인을 불러 향후 일정을 논의한다”며 “이 때 행정판사는 보통 양측에 합의 생각이 없는지를 묻게 되는데, 예비판정까지 갔다는 것은 이미 합의 기간이 지났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간 당사자 사적 합의는 있을 수 있어도 ITC 절차적 합의는 더 이상 없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