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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다드 2차 핵협상, 국내 정유업계 `기대반 우려반`

김현아 기자I 2012.05.24 13:51:06

이란과 `P5+1` 핵협상, 24일(현지시간) 재개
정유 업계 "산 넘어 산..다음 달 유조선 띄울 지 확정 못해"
아시아 등 일부국가 이란산 원유수입 허용 가능성도 제기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정유 업계가 이란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미국, 영구, 프랑스, 중국, 러시아) 및 독일(P5+1)간 협상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23일 오후 6시(한국 시간) 바그다드에서 진행된 이란과 P5+1간 협상은 성과없이 끝나 24일 저녁 재개되지만, 양측 모두 협상을 깨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오는 7월 1일부터 이란산 원유 수입이 전면 중단되지 않을 것이란 희망을 갖고 있는 것.

이에 따라 SK에너지(096770)와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업계는 당장 내달 이란산 원유수입을 위한 유조선을 띄울지 말지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통상 선적과 수송에 한달쯤 걸리지만, 막판 협상 타결의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란핵 2차 협상, 이틀째 지속..외교부,  협상진전 기대

뉴욕타임즈(NYT)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마이클 만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양측이 자정까지 열띤 토론을 펼쳤지만 합의점을 도출하지는 못했다"며 "다음날에도 계속해서 협상 진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경제적 제재 완화를 강력히 요청했으나 P5+1은 전제 조건으로 핵프로그램 개발 포기를 주장하며 대답을 회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2차 핵협상이 완전히 깨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지난 4월 14일 양측은 단계적으로 접근하고 상호주의에 입각해 협상한다는 큰 원칙에 합의했다"면서 "이란이 더이상의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고, 이미 생산된 20%의 농축 우라늄을 방출하는 부분은 받아들이기가 어렵지 않아 (서방측이) 반대 급부를 어떤 식으로 꾸몄을 지가 관심"이라고 말했다.

AFP통신은 서방측이 더이상 추가적인 제재를 가하지 않고 항공기 부품에 대한 이란의 접근을 허용하며 이란산 원유를 적재하는 선박에 대한 EU보험을 연장하는 것을 포함하는 것으로 보도했지만,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통상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려면 한 달전에 배를 띄워야 하는게 맞지만, 협상이 진행되고 있어 아직 가능성은 반반"이라면서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유조선을 띄울지 말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핵협상 진전돼도 EU 재보험 문제 해결엔 시간 걸려

하지만 이란과 서방국가들의 2차 핵협상이 타결돼도 곧장 이란산 원유 수입이 현재처럼 자유로와 지는 것은 아니어서, 정유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외교통상부 또다른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EU 재보험 문제와 이란 핵협상은 분리해야  한다"면서 "이란산 원유를 실어나르는 배에 대해 EU 보험사들이 보험제공을 인정해 줄 것인가 문제는 6월 25일 EU 외무장관 이사회에서 재협의된다"고 말했다.

이란과 서방측의 2차 핵 협상이 진전을 보여도 6월 25일 EU 외무장관 이사회가 지나봐야 우리나라 이란산 원유수입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는 의미다.

정유 업계 관계자는 "선적과 수송기간을 감안했을 때 이란산 원유를 들여오는데 한달정도 걸리는 게 사실이나, 배마다 다르기때문에 시점은 다소 조정될 수 있다"면서도 "(유조선을 띄울지 여부에 대해) 결정할 시간이 많지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정유사는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로 SK가 전체 원유 수입량의 10%를, 현대가 20~30% 정도 수입한다.이는 국내 전체 수입량의 9.4% 정도로 수입량이 줄고 있다. 석유공사에 따르면 올 1~3월 이란에서 수입된 원유는 1773만 배럴로,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30% 가까이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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