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조태현 기자] 주택을 구매하려는 수요자의 발걸음이 한층 더 신중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시장 침체의 여파로 사전 정보수집 기간이 증가하고 방문하는 곳도 늘어나는 추세인 것.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는 27일 최근 1년 이내에 주택을 거래한 326명을 대상으로 `주택 소비자의 이사 및 거래패턴`을 조사한 결과 "수요자의 30%는 중개업소를 방문하기 전 사전 정보를 수집하는 기간이 한 달 이상이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두 달 이상 정보를 수집하는 비중도 11.9%에 달했다. 다만 월세의 경우 타 거래에 비해 3일 이내에 사전 정보 수집을 마친다는 응답비율이 9.1%로 상대적으로 높게 조사됐다.
부동산 거래부진이 이어지면서 수요자가 중개업소 방문 이후 최종 계약까지 소요되는 시간도 길어졌다. 소비자의 28.2%는 최종 거래 체결까지 걸리는 기간이 2주~한 달 정도라고 답했으며, 한 달~두 달이 19.5%로 뒤를 이었다.
부동산114는 "지난 조사에 비해 거래시간이 늘어났다는 응답이 많았다"며 "전반적으로 수요자가 주택 거래에 조금 더 신중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종 거래 전까지 방문한 주택수도 늘어났다. 3집을 방문했다는 응답은 28.6%였으며, 3집 이상 주택을 방문한 후에 거래했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82%에 달했다.
특히 월세(41.4%)와 전세(40%) 거래 시 5집 이상 방문 비율이 높아 최근 세입자의 집 구하기가 어려워진 점을 방증한다고 부동산114측은 설명했다.
한편 최근 1년 내 이사한 수요자 중 22.1%는 직장과 가까운 곳으로 옮기기 위해서 이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뒤를 주택규모 확대(20.9%), 결혼 분가(13.8%) 등이 이었다.
부동산114는 지난해 조사에 비해 주택규모 확대, 학군우수지역 이동 등의 응답률이 줄고 직장 인접지로 이동, 결혼 위한 분가 등 현실적인 목적으로 이사한 경우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사 이동거리는 동일 읍면동 이전(20.9%)을 포함해 동일 시구군 내에서의 이동이 전체 응답 중 50%를 차지했다. 다른 시구군으로 이사한 경우는 30.1%였으며, 다른 광역시로 이사한 경우는 19.9%에 그쳤다.
다른 시구군으로 이사한 수요자는 주택규모 확대와 결혼, 내 집 마련 등을 위해 이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동시간 기준으로는 도보 10분 이내 거리가 21.5%, 차량으로 10~20분 거리가 38%로 나타났다. 차량 30~40분 거리까지 포함하면 총 79%가 비교적 근거리 이사한 것으로 나타난 것.
부동산114는 "동일 생활권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주택 수요자 성향에 따른 결과"라며 "내 집 마련 등을 위해 이사할 때도 가능하면 가까운 곳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주택 수요자 성향 때문에 지역별로 가격이 차별화되고 국지적 전세난 등이 지속·심화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