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업계가 방카슈랑스 연기 문제를 보험업법 개정과 연계한 것은 법 개정이 급물살을 타면서 보험지주사·지급결제허용이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안공혁 손해보험협회장은 13일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보험업법 전면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며 "법 개정시 보험지주사 설립과 어슈어뱅킹(보험사 지급결제) 등이 허용된다면 4단계 방카슈랑스 도입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안 회장은 "보험지주사가 설립되면 보험 자회사로 은행을 둘 수있기 때문에 자회사를 통한 보험상품 판매가 가능해진다"며 "이 경우 은행과의 공정경쟁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손보사 사장들과 이 문제를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안 회장은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IS(국제보험경영자총회)에 참석한 후 독일 보험협회장과의 협의 과정 중 아이디어를 얻고 함께 참석한 손보사 사장들과 이 같이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독일 방카슈랑스의 경우 보험사들이 자회사인 은행을 통해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독일처럼 보험사가 은행을 자유롭게 자회사로 소유할 수 있어야 공정한 방카슈랑스 경쟁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독일의 경우 벤츠나 BMW처럼 자동차메이커들이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이른바 아우토슈랑스(autosurance)가 문제가 되고 있지만 우리처럼 은행이 일방적으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 회장은 정부가 적극 나서서 보험업법 개정을 서두르고 있어 보험산업에 대한 이해와 지원 분위기가 점차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지주사설립과 어슈어뱅킹 도입을 관철시켜 방카슈랑스 도입 문제도 매듭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법 개정이 단순한 지급결제 도입과 지주사도입에 한계성을 내포한다면 4단계 방카슈랑스 도입시행이 불가능하다는 원칙도 강조했다.
안 회장은 "보험업법 개정에 큰 희망을 걸고 있다"며 "그러나 보험업계에서 생각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보험산업 존재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방카슈랑스 시행은 절대 안된다"고 못박았다.
한편 손해보험협회는 독일보험협회와 포괄적 업무협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안 회장은 "독일보험협회로부터 모든 업무에 대해 포괄적으로 제휴하는 업무 협약에 합의했다"며 "올 10월 뮌헨리와 독일보험협회가 서울에서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인데 이 일정에 맞춰 한·독 보험협회간에 양해각서를 교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