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쉬윈 셔바이카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는 지난 해 고그니잰트 테크놀러지 솔류션즈가 가진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인도 및 미국 사업과 관련해 이렇게 물었다.
이 회사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고든 코번은 "그건 한 가지 사업(bucket)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답했다. 셔바이카는 답했다. "아, 한 가지 사업(bucket)이요. 알겠습니다"
이처럼 최근 미국 업계에선 일반적으로 물통을 의미하는 `버킷(bucket)`이란 단어가 다용도로 사용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 보도했다.
`당신의 물통은 얼마나 채워져 있습니까(How full is your Bucket)`이란 책의 저자이자 비즈니스 컨설턴트인 톰 래스는 모든 사람이 보이지 않는 `버킷`을 갖고 있으며, 긍정적인 말이나 행동으로 타인의 버킷을 채워 긍정적 영향력을 넘치게 할 때 자신도 행복해 질 수 있다고 설파한 바 있다.
이스턴 미시간대학의 언어학 교수 안소니 아리스타는 "버킷처럼 낡은 단어의 은유적인 확장이 이뤄지고 있다"며 "여전히 무언가를 담는 것이란 의미이지만, 더 문맥 속에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장고(silo)나 바구니(basket)란 단어도 유사하게 사용된다. 그러나 `사일로`는 `버킷`보다 비공개적인 조직, 사업부를 의미해 대체로 부정적인 뉘앙스를 갖는다고 WSJ은 전했다.
UBS증권의 상품 트레이더 찰스 프린디빌은 "사일로는 옥수수나 미사일을 저장하는 곳"이라며 "지난 2년여간 사람들은 점점 `사일로` 보다 `버킷`을 사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버킷`은 형용사로도 쓰인다. 주식 거래를 할 때 매수자들이 무리를 이루는 것을 두고 이 표현을 쓴다. `덩어리진(chunky)`의 의미와 비슷하다.
컴퓨터 업계에서도 `비트 버킷(Bit Bucket)`이란 개념에 `버킷`이 원용됐다. 데이터를 읽을 수 없거나, 데이터를 써넣어도 쓸모가 없는 공백의 기억 공간을 의미한다.
영국 출신의 필립 에반스 보스턴 컨설팅 그룹 파트너는 `버킷`을 회사의 젊은이 조직의 잠재력을 표현하는 동사로도 사용하는 것을 들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우유는 병(bottle)이나 단지(jar)에 넣어 마시지 `버킷`에 넣어 마시진 않는다"며 그다지 품위있는 단어는 아니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