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 및 더글러스 다이아몬드·필립 디비그 교수 수상
버냉키 '대공황 속 뱅크런 연구'
다이아몬드 등 "은행 붕괴에 금융위기 더 악화시키는 이유 분석"
노벨위원회 "심각한 위기·값비싼 구제금융 피하는 능력 향상"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올해 노벨경제학상은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더글러스 W. 다이아몬드 시카고 부스 경영대학원 재정학 석좌 교수, 필립 디비그 H. 워싱턴대 은행 및 금융교수 등 3명에게 돌아갔다.
| 벤 버냉키 미 전 연준 의장 (사진=A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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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 11일(현지시간)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 다이아몬드 교수, 디비그 교수에게 노벨경제학상을 수여했다. 수상자들은 1000만 크라운화를 나눠 갖게 된다.
수상자들은 사회가 은행을 붕괴시키지 않으면서도 금융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연구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노벨위원회는 올해 수상자들의 주요 테마가 ‘은행과 금융위기에 대한 연구’라고 평가했다.
버냉키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헬리콥터 벤’으로 불리며 달러를 살포해 위기 극복에 나선 것으로 유명하지만 연준 의장 선임 이전, 1930년대 대공황 당시를 분석한 저명한 경제학자로 유명했다. 노벨위원회는 그의 연구가 뱅크런이 위기가 오래 지속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음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뱅크런이 은행 부도를 초래하고 이것이 평범한 불황을 세계 최악의 불황인 ‘대공황’으로 만들었다는 게 그의 연구의 핵심이다. 은행이 무너지면 대출자에 대한 정보가 손실되고 이는 은행이 자금 대여 등을 신속하게 하지 못하게 되는 원인이 된다. 즉, 저축이 생산적인 투자로의 전환을 제한하게 된다.
| 더글러스 W. 다이아몬드 시카고 부스 경영대학원 재정학 석좌 교수 (사진=A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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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위원회는 경제가 작동하려면 저축이 투자로 연결돼야 하는데 저축자는 예상치 못한 지출이 발생할 경우 즉시 자금이 접근하길 원하는 반면 기업과 주택 소유자들은 대출을 조기에 상환하지 않으려 한다. 이 과정에서 충돌이 발생하는데 다이아몬드와 디비그는 은행이 이 문제에 대해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법을 보여준다는 게 노벨위원회의 설명이다. 두 가지 활동의 결합이 은행 붕괴를 취약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노벨위원회는 “많은 저축자들이 동시에 돈을 인출하기 위해 은행에 달려가면 소문은 자기실현적 예언이 된다”며 “뱅크런이 발생하고 은행이 무너지고 이런 위험한 역학 관계는 정부가 예금 보험을 제공하고 은행에 최후 수단으로 대출을 제공함으로써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또 다이아몬드는 은행이 많은 저축자와 대출자 사이를 중개함으로써 차주의 신용도를 평가하고 대출이 좋은 투자에 사용되도록 역할을 하는데 적합하다는 것을 연구했다.
경제과학상 위원회 의장인 토레 엘링슨은 “수상자들의 통찰력은 심각한 위기와 값비싼 구제금융을 모두 피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켰다”고 말했다.
| 필립 H. 디비그 워싱턴대 은행 및 금융교수 (사진=워싱턴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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