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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총독 콧수염' 비판받은 해리스 전 대사 "인종차별에 놀랐다"

정다슬 기자I 2021.02.07 19:57:56

FT와 주한 미국대사 마지막 인터뷰 공개
판문점 정상간 만남 나도 예측 못해

콧수염 자른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트위터 캡처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해리 해리스 전 주한 미국대사가 퇴임 전 가진 마지막 인터뷰에서 한일 갈등과 관련해 인신공격을 받은 점을 거론하며 “(한국 내) 인종 차별에 대해 많이 놀랐다”고 했다. 해리스 대사는 일본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5일(현지 시각) 해리스 전 대사와 지난달 서울 중구 미 대사관저 하비브하우스에서 가진 인터뷰를 공개했다. 해리스 전 대사가 퇴임하기 전 응한 사실상 마지막 인터뷰다.

해리스 전 대사는 “한일간 역사적 갈등이 불거졌을 때 개인적으로 이렇게 많이 시달릴 줄 몰랐다”며 “일부 인종 차별에 대해 놀랐다”고 했다.

2018년 7월 부임한 해리서 전 대사는 부임 직전까지 미군 인도태평양사령관을 맡았던 군 4성 장군 출신이다. 북한과의 대화를 중시하는 문재인정부와 달리 그는 대북정책에 있어서는 강경파에 속해 이를 비판적으로 보는 정치권과 시민단체과 갈등을 빚었다.

해리스 전 대사가 남북 협력과 관련해 “향후 제재를 촉발할 수 있는 오해를 피하려면 한미 워킹그룹을 통해 다루는 것이 낫다”고 말하자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그를 향해 ‘조선 총독’으로 빗대 외교적 결례 논란이 일었다. 외교관 전직 기념을 기른 콧수염이 ‘조선 총독의 콧수염’ 같다는 비아냥에 시달리기도 했다.

결국 그는 지난해 서울 종로구의 한 이발소를 찾아 콧수염을 면도했다. 코로나19로 마스크를 상시화해야 하는 상황에서 더웠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일각에서 이같은 비난을 인식했을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해리스 전 대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 이루어진 세 차례 미·북 정상간 회동에 대해서는 “나는 어려서 공상 과학 소설을 읽었지만 이런 일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고 했다. 특히 2019년 6월 판문점에서 전격적으로 이뤄진 남북미 정상 회동은 미리 알았던 당국자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또 자신의 카운터파트 중 한 명이었던 정경두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해서는 방위비 분담금 등을 놓고 “모든 사안에 동의하지는 않았다”면서도 “이런 게 하나하나 쌓여 우정(friendship)이 됐다”고 했다.

지난달 트럼프 전 대통령 극렬 지지자들의 미국 의사당 난입 폭동 사태에 대해서는 “우리의 자유와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공격이었고 분명히 끔찍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몇몇 국가들은 당시 사태에 대해서 즐거워하겠지만, 미국은 결국 더욱 강한 민주주의 국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청와대 접견실에서 퇴임하는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에게 안동소주를 선물하고 있다. 2021.01.19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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