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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이어 애틀랜타 경찰의 흑인 총격 사건으로 인해 경찰이 흑인을 대하는 과정에서 목숨을 위협할 만한 ‘치명적인 무력(deadly force)’을 행사하는 것에 대한 새로운 분노가 쏟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의 폴 하워드 검사는 이날 CNN에 출연해 브룩스에 대한 부검을 실시했다며, 총격을 가한 경찰관 개릿 롤프에 대한 살인 혐의 및 기소 여부가 오는 17일경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흑인 남성 레이샤드 브룩스(27)는 지난 12일 애틀랜타 시내 웬디스 주차장에서 경찰 체포에 불응하고 몸싸움을 벌이다 도주하던 중 경찰이 발사한 총탄에 맞아 숨졌다. 경찰은 드라이브 스루 통로를 한 차량이 막고 있다는 신고를 접수한 뒤 현장에 출동했다. 차 안에는 브룩스가 잠들어 있었는데, 경찰은 그를 깨워 음주측정을 실시했고 기준치를 초과하자 체포를 시도했다. 하지만 브룩스는 저항하며 경찰관들과 몸싸움을 벌였고, 테이저건(전기충격총)을 빼앗아 달아나던 중 한 경관이 쏜 총에 맞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사건이 발생한 다음날인 13일 애틀랜타 경찰서장 애리카 쉴즈는 “법 집행기관과 지역사회 간 신뢰를 구축해야 할 때”라며 사임했고, 총을 쏜 경찰 개릿 롤프는 해고됐다. 현장에 있던 동료 경찰 데빈 브로즈넌은 행정직으로 자리를 옮겼다. 조지아 수사국(GBI)이 사건 조사에 착수하고 케이샤 랜스 보텀스 애틀랜타 시장도 “치명적인 무력의 정당한 사용이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경찰 대응을 비판하는 등 수습에 나섰지만, 항의시위는 잦아들긴 커녕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애틀랜타 지역언론과 소셜미디어(SNS) 등에 따르면 총격사건이 발생한 식당 웬디스를 비롯해 센테니얼 올림픽 공원 등 애틀랜타 시내 곳곳에서는 행진과 항의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웬디스에는 1000여명의 시위대가 몰리며 식당에 불을 지르며 항의했고,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저지했다.
시위는 애틀랜타에만 국한되지 않고 있다. 미국 전역에서 주말 동안 이뤄진 성소수자들(LGBTQ) 6월 프라이드 먼스(Pride Month) 시위가 인종차별주의에 대한 항의시위로 변모했다. 뉴욕 브루클린에서는 시위대가 도로를 점령하고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고 외쳤다. 로스앤젤레스(LA)에서도 헐리우드를 비롯한 수많은 거리가 행진하는 시위대에 점령을 당했다고 WSJ은 전했다. 백악관과 국회의사당 등이 위치한 워싱턴에서는 시위 및 행진으로 철수했던 주방위군이 다시 배치됐다.
브룩스가 달아나면서 경찰에게 테이저건을 겨냥 또는 발사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탄으로 사살한 건 과잉대응이라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이날 하워드 검사가 공개한 부검 결과에 따르면 한 발은 등 가운데, 한 발은 둔부에 명중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도망가는 브룩스를 경찰이 조준 사격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미유색인종지위향상협회(NAACP) 조지아주 지부는 성명에서 “차 안에서 잠들어 아무 짓도 하지 않은 브룩스가 왜 경찰의 총에 맞아야만 했는가”라며 경찰 대응을 비판했다.
브룩스 측 변호인인 크리스 스튜어트는 “그간 경찰은 테이저건이 치명적인 무기가 아니라고 말해왔는데, 흑인이 이를 들고 도주하니까 갑자기 총격을 가할 만큼 치명적인 무기라고 하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흑인들이 살해당하는 것에 울화가 치밀어 오르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