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임성영 기자] 한진에너지의 S-Oil 지분 매각이 대한항공 주가에 온기를 불어 넣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이벤트로 주가가 숨통은 트이겠지만 추가적인 상승을 위해서는 펀더멘털 개선이 뒷받침 되야 한다고 분석했다.
3일 오전 11시5분 현재 대한항공(003490)은 전일대비 3.71% 상승한 3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진에너지는 전일 보유하고 있던 S-Oil 지분 전량(3198만3586주)를 아람코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한 주당 매각가격은 전일 종가(5만5300원) 보다 높은 6만2000원이며 총 매각금액은 1조9830억원이다. 한진에너지는 대한항공이 지분 96.6%를 보유하고 있다.
S-Oil 지분 매각대금 중 1조원은 한진에너지 부채상환에 사용될 예정이다. 따라서 대한항공에 유입되는 현금은 9000억원 수준이다. 최근 발생한 외화사채 1000억원을 포함하면 하반기 만기사채 5700억원 상환은 무리없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하반기 중 한진그룹의 재무리스크가 부각될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졌다.
최근 대한항공 주가를 억눌렀던 요인 중 하나였던 그룹재무리스크 악재가 해소됐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주가는 상승할 전망이다. 신지운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 재무구조 개선 계획에서 S-Oil지분 매각을 발표했지만 주가 하락으로 매각 시점이 불투명했다”며 “알고 있었던 매각이지만 그 전격성으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강성진 KB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지분 매각으로 올해에는 한진해운에 대한 추가 자금지원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며 “대한항공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줄었다는 점에서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지속적인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숙제가 있다. 바로 ‘실적’이다. 최근 대한항공의 주가를 끌어 내린 요인 중 그룹리스크도 큰 부분을 차지했지만 업황부진에 따른 실적악화가 가장 컸다.
선진국 경기 회복에 따른 항공화물 물동량 증가와 유가 하락 및 원화 강세는 실적에 우호적인 부분이다. 그러나 여객부분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른 리스크가 여전히 주가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한국공항공사에서 발표하는 대한항공의 국제여객 수송점유율은 2012 년 30.3%에서 2013 년 27.1%로 하락했으며, 올해 1 분기에는 24.9%로 떨어졌다. 점유율만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수송객수도 줄고 있다. 인전공항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대한항공의 국제선 수송객수는 전년동기대비 2.7% 감소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수요가 줄어드는건 저비용항공사들 때문”이라며 “우리나라에 취항하는 외국계 저비용상공사가 11개사에 달하는데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5개 저비용항공사도 공격적으로 항공기재를 늘려나가고 있어 중국 일본 및 동남아노선에서의 경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도 “지분매각 이슈로 투자심리는 개선되겠지만 산업내 경쟁 심화 등으로 주가 상승폭을 제한 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이슈로 한진그룹사들의 주가도 상승세다. 한진칼(180640)은 현재 전일보다 3.59% 오른 2만5950원에 거래되고 있고 한진해운(117930)도 4.75% 상승한 6180원을 기록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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