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한국과 중국, 싱가포르의 미국 부동산 투자규모가 올해 6월 중순 기준으로 총 52억 달러(약 5조9982억원)에 달해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속도가 지속된다면 중국과 싱가포르의 투자액은 지난해에 비해 여러 배 늘어나고 한국은 세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한국 자본의 미국 부동산 투자 규모가 18억3000만 달러를 기록해 아시아 국가 중 싱가포르에 이어 가장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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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는 아시아 투자자들의 미국 부동산 대거 매입 움직임은 크게 3가지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첫번째는 일부 아시아 연금 펀드들이 노령화에 따른 대책으로 미국 부동산을 사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또 아시아 국영 펀드들은 안전성과 분산투자를 위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밖에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해외투자 규제를 완화한 점도 미국 부동산 시장을 뜨겁게 달구는 이유라고 WSJ는 분석했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채권 금리 상승으로 대출 금리가 악화되고 있지만 아시아 업체들은 여전히 미국시장에 비전이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업체 차이나반케는 올해초 미국 부동산 개발업체 티시만스파이어와 손잡고 샌프란시스코에 콘도 아파트를 건설했다.
왕시 차이나반케 회장은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보다 성숙한 비즈니스 시장을 이해하고 프로젝트를 통해 경영 경험을 축적하기 위해 이 같은 계획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도 미국 부동산 투자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휴스턴에 있는 부동산개발 업체 하인즈는 싱가포르 투자단과 맨해튼 현대미술관(MoMA) 근처에 고급 아파트를 건설하기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WSJ는 보도했다. 만약 이번 협상이 성사되면 이 계획은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최대 부동산 계약이 된다.
싱가포르를 바짝 추월하고 있는 한국도 미국 부동산 투자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시카고 강변에 있는 225 웨스트 워커 빌딩을 2억 1800만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 인구 고령화로 자금이 쌓인 한국 연금펀드들도 해외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민연금관리공단은 여러차례 뉴욕을 방문해 시가가 최소 1억달러인 오피스빌딩과 호텔, 쇼핑몰 인수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WSJ는 외국인 부동산 투자자들에 대한 세금이 여전히 해외 투자의 장애물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외국인이 미국 부동산을 사들일 데 부과되는 세금이 높기 때문에 외국 투자자들이 미국 부동산 시장에 적극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