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 티몬·그루폰CEO와 취중진담<중>

류준영 기자I 2011.09.09 16:25:00

소셜커머스 리더들과 대화
"흑자전환 좀 늦겠지만 수익성은 좋을 것"
"페이스북은 소셜커머스를 몰랐다"

[이데일리 류준영 기자, 사진=한대욱 기자] 국내 소셜커머스 1위로 올라선 뒤 리빙소셜에 매각된 티켓몬스터 신현성 대표와 세계1위 소셜커머스업체 그루폰의 한국법인 그루폰코리아 황희승 대표가 함께 자리했다. 이데일리 영상미디어 디지털쇼룸(http://showroom.edaily.co.kr/)에서 칼럼니스트로 활약중인 안병선 엔트제너스 대표와 류준영기자가 질문공세를 폈다.

국내 소셜커머스는 스마트폰 활성화를 기반으로 불과 1년여만에 급성장했다. 짧은 시간내 수많은 업체들이 설립됐고 20대 젊은 CEO들의 활약, 세계 1, 2위업체의 한국시장 진출 등 많은 이슈를 낳으며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양지가 있으면 음지도 있는 법. 소셜커머스가 급성장하면서 부작용도 그만큼 많았다. 소셜커머스를 통해 구입한 제품이나 서비스가 부실해 손해를 보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혼란도 컸다. 소셜커머스를 놓고 오간 토론을 상·중·하 3편으로 지면에 옮겨 재구성했다. 대담 영상은 디지털쇼룸(http://showroom.edaily.co.kr/)에서 볼 수 있다.
대담 전 솔직한 대화를 나눠보자는 건배를 했다. 왼쪽부터 황희승 그루폰코리아 대표, 류준영 이데일리 기자, 안병선 엔트제너스 대표,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사진=한대욱 기자]

◇"투자유치중 리빙소셜에서 인수 제안"
 
(류준영) 제가 올해 부러운 인물을 꼽으라면 신현성 대표일 거에요. ‘리빙소셜‘에 매각되면서 못해도 결혼자금은 두둑하게 챙기지 않았을까 생각되는데요. 소식이 알려진 후에 인터넷에는 추측성 글들도 많이 올라왔죠. 곤혹스럽지 않았나요.
(신현성) 그냥 직접 물어봐 주시면 되는데, 각각의 생각들이 달라서 안타까웠죠. 회사 구성원들이 좀 안좋게 반응했다면 더욱 민감했을 뻔 했어요.
(안병선) 결혼자금은 두둑하게 마련했다는 말에 대해선?
(신현성) 결혼 생각이 없어서(웃음).
(류준영) 직원들이 궁금한 게 있어도 그래도 회사 대표인데 직접 표현하지 못하지 않겠어요.
(신현성) 어떤 직원은 ‘개런티(계약금액) 얼마나 받았냐’, ‘무슨 생각으로 했냐’ 등의 질문을 던지기도 했죠. 그런 만큼 우리끼리 참 많은 이야기를 나눴던 것 같아요.
(류준영) 리빙소셜매각은 계획된 시나리오였나요.
(신현성) 우연이 많았어요. 티켓몬스터가 3차 투자유치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리빙소셜에서 투자 의사를 때마침 밝혀온 거죠.
(안병선) 원래는 모바일로 제공돼야 할 실시간 할인쿠폰서비스 ‘티몬나우’가 홈페이지에서 먼저 열었어요. 리빙소셜과의 투자관계를 고려해서 급하게 시작한 거 아닌가요.
(신현성) 일하는 절차나 단계와 같은 거에요. 고객과 소통하던 채널이 어디인가를 생각해 봤을 때 주로 거래가 성사되는 인터넷 홈페이지니까 여기서 모바일 쿠폰을 먼저 알리고, 그 이후에 안드로이드 앱을 런칭해서 사람들의 만족도를 끌어내는 순서로 가려고 했죠. 한번에 하면 리스크가 있지 않겠어요?.

◇소셜커머스 `남는 장사` 맞나
 
(안병선) 투자자들은 배당으로 이익을 가져가거나 아니면 IPO(기업공개)를 통해서 투자수익을 찾아가는 것을 원하게 될 텐데, 실제 그루폰과 리빙소셜에 투자를 받고 계신데 IPO 시기는 어떻게 보십니까. 그리고 흑자전환 시기는 언제쯤일까요.
(황희승) 우리나라시장 특성상 흑자전환 시기가 좀 길어지는 것 같아요. 그건 앞서 말씀 드린 춘추전국시대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시장 건전성이 자리를 잡고 소비자와 파트너 만족도가 올라가면 흑자가 날 겁니다.
(신현성) 소셜커머스를 모르던지 사용을 안해본 소비자들이 상당히 많은 데, 새 소비자를 확보하기 위해서 투자를 하고 있는 거에요. 그런데 어떤 지역에선 저희가 마케팅을 많이 안하고 있는데 부산 같은 경우 이미 흑자가 나고 있거든요. 흑자전환이 될 것인가에 대한 믿음만 있다면 계속 투자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인터넷 사례를 보면 아마존도 오랫동안..
(안병선) 거의 6년간 이상이죠.
(신현성) 네, 심지어 한해는 1조원 이상 썼다는 얘기도 있는데, 소셜커머스는 이제 100에 20을 왔고 80을 앞으로 더 가야 하는 상황에서 지금 흑자전환시기를 따지기엔 너무 이르다고 봐요.
(안병선) 사실 미국업체 매출을 보면 1조~2조원인데요. 물론 미국시장이 우리보다 훨씬 더 큽니다만, 소셜커머스가 나온 지는 3년 이상 됐는데 ‘아직까지 시장이 초기이기 때문’이라고 하기엔 어렵지 않나 생각도 들어요. 어떤 사람들은 극단적으로 이 사업 자체가 수익성이 없는 것이 아닌가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거든요.
(신현성) 수익성은 상당히 좋아요. 리빙소셜이 미국의 많은 지역에서 수익을 내고 있고, 아직 리빙소셜이 진출하지 않은 지역도 많아요. 통째로 보면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정도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곳은 흑자전환 한 곳도 굉장히 많습니다
(황희승) 어떻게 보면 비즈니스모델 차이죠. 구글이나 아마존의 인터넷서비스와 다르게 소셜커머스는 노동집약적인 영업력이 기반된 사업이에요. 지역 특성을 분석하고 거기에 맞춰서 영업을 하는데, 이런 사이클을 생각하면 투자 시기가 좀더 걸릴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영업이 기반된다는 사실 자체는 이 사업 자체가 수익성이 없다고 말할 수 없는 것 아니겠어요.

◇페이스북, 소셜커머스를 몰랐다
 
(류준영) 페이스북이 소셜커머스 서비스(딜즈)를 오픈 4개월 만에 중단하겠다고 선언했잖아요. 앞에서 얘기한 내용과 동일선상에 있는 질문인데요.
(황희승) 사람이 한 우물을 팠으면 한 우물만 계속 파야 되잖아요. 페이스북은 사람들을 사귀고, 정보를 공유하는 곳인데 거기서 구매를 한다는 것 자체가 소비자들의 습성과 안 맞을 수 있어요. 또 소셜커머스에서 필수적인 영업구조를 구축하는데 4개월이란 시간은 매우 짧아요. 여러 가지를 다 가지려 하면 욕심이 아닌가요 .
(안병선) 그래서 다행이라고 보는 거에요. 페이스북을 위해선 그것은 올바른 선택이었던 것 같다 이거죠.
(황희승) 자신의 서비스에 집중하는 게 맞다고 봐요.
(신현성) 어떻게 보면 소셜커머스 진입장벽이 강하게 있다고 검증한 얘기죠. 페이스북이 어떻게 보면 시장을 쉽게 생각한 것 같아요. 우리가 이렇게 많은 유저가 있으니까 아마 다 될 거다. 사람들이 알아서 딜(거래)을 올리게 하자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 같은데, 실제로 영업을 하다 보면 그게 안되거든요. 여러 차례 방문해서 설득도 해야 되고 영업에 대한 노하우도 있어야 하고 뒷받침할 수 있는 프로세서도 굉장히 많아야 하는데, 어떻게 봐선 페이스북이 새로운 영업회사를 만들어야 한다는 그런 과제, (시스템)개발 쪽 과제들도 많아서 (서비스 철수는)올바른 판단이었다고 생각해요.<하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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